혼란 빠진 '삼바' 투자자, 투심마저 멍든다

콜옵션 공시누락에 고의 분식회계 논란까지
주가 하루새 22.42%↓…시총 5.4조원 증발
7일 박용진 의원 내부문건 공개, 투심 영향
최대쟁점 회계처리 변경 ‘고의성’ 여부 촉각
  • 등록 2018-11-13 오전 4:00:00

    수정 2018-11-13 오전 4:00:00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윤필호 기자] ‘공시 고의 누락’에 이어 고의적 분식회계 논란을 빚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투자자들의 투심이 멍들고 있다. 2015년 말 코스피시장 상장을 앞두고 회계처리 방식을 변경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를 일으켰다는 주장이 나온지 2년 가까이 됐지만 금융당국이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2016년 말 참여연대가 분식회계 문제를 처음 제기한 뒤 특별감리에 착수, 지난 5월 고의적 분식회계란 결론을 내렸다. 금융위원회 증선위원회는 이를 놓고 5차에 걸쳐 감리위원회를 열었지만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지난 7월12일 금감원에 원안을 돌려보냈다. 2012~2014년 회계처리에 대한 감리결과가 있어야 2015년 회계위반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다며 재감리를 명령한 것이다. 다만 자회사인 바이오에피스 설립 직후인 2012년부터 2014년까지 합작사인 미국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는 사실을 공시에서 누락한 부분만 ‘고의’라고 판단해 검찰고발 및 임원해임권고 등의 조치를 내렸다.

이 과정에서 주가는 급등락을 반복하며 작전주로 전락했다는 비난을 샀다. 투자자들 사이에 불안감이 극에 달한 것은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삼성그룹의 내부 문건 때문이다. 박 의원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당시 만든 내부무건을 공개하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기업가치를 부풀렸고 지배력 변동없이 회계처리를 변경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수단으로 사용됐다고 덧붙였다.

이로 인해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박 의원이 분식회계 혐의를 입증할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이라며 삼성그룹의 내무문건을 공개한 지난 7일만해도 40만원대였던 주가는 이후 4거래일간 30% 가까이 빠져 20만원대인 28만5500원으로 주저 앉았다. 14일 ‘고의적 분식회계’라는 결론을 내린 금감원의 재감리 결과를 놓고 열리는 증선위에서는 이 문건을 둘러싼 논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회계·증권업계에선 고의적 분식회계 결론을 내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회계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이 관련 시나리오가 들어간 문건을 만들었다해도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시점은 (옛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이후여서 높아진 기업가치가 (합병에) 영향을 주진 못했다”며 “회계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분식회계 결론이 나와 검찰고발이 이뤄진다해도 상장폐지까지 가긴 어려울 것이란 의견도 이어진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선위가 고의적 분식회계로 결론을 내려 거래정지 및 상장실질심사를 받게 되더라도 투자자들이 가처분 신청을 할 것”이라며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 등을 감안해서라도 대우조선해양 때처럼 개선기간을 부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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