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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한국문학을 해외에 널리 알리기 위해서는 번역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뉘앙스가 조금만 달라도 원작의 내용이 다르게 전달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문학번역원은 영어·프랑스어·중국어 등의 언어로 한해 100여권이 넘는 책을 번역해 한국문학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
김사인(62) 한국문학번역원장은 올해 3월 문인 출신의 첫 번역원장으로 관심을 모으며 취임했다. 김 원장은 “번역원은 단순히 한국어로 된 문학 텍스트를 외국어로 번역하는 일만 담당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세계 속에서 우리나라 문학의 위치를 끌어올리는 한국 문학의 외교총괄부로서 그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강 작가의 ‘맨부커상’ 수상 전후로 전 세계가 한국문학을 주목하면서 번역원의 업무도 이전보다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김 원장은 “해외출판사가 자체적으로 한국문학과 출간 계약을 체결한 후 번역지원을 요청하는 건수가 3년간 3배 이상 증가했다”며 “국제 출판시장에서 한국문학이 상업적으로도 매력을 갖기 시작했다는 확실한 지표라고 본다”고 말했다.
-해외에서 한국문학이 각광받는 이유는
-전문적인 번역자의 수와 질 문제가 장애물로 지적되고 있다
-한국문학이 더욱 세계로 뻗어나가려면
△우선 그동안 미진했던 소수 언어권에서의 문학 전문 번역가 양성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번역원에서는 ‘번역아카데미’를 통해 7개 주요 언어권(영, 불, 독, 서, 러, 일, 중)을 대상으로 번역수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보다 많은 언어권으로 교육과정이 확장돼야 한다. 번역가 발굴과 양성은 국가경쟁력을 위한 장기적 과제로 설정하고 꾸준히 지원할 필요가 있다. 터키·몽골어 등 소수 언어권의 경우 전문 번역가가 부족해 영어에서 현지어로 중역되는 경우가 많아 아쉽다. 또한 고전문학 전문 번역가 부족으로 인해 현대문학이 주로 번역되고 있다는 점도 개선해나가야 한다.
-‘한국문학번역원’의 향후 계획과 포부는
△전통시대의 한국문학을 세계 독자들에게 전하고, 한반도 전역의 문학과 동포들의 문학적 성과를 알리는 것도 번역원의 역할이다. 국내외 출판인, 작가, 번역가들의 모임인 ‘한국문학 쇼케이스’, 교차 언어 낭독회 ‘역:시’ 등의 행사들을 새롭게 운영하고 있다. 오는 10월에는 일곱 번째 ‘서울국제작가축제’가 열린다. 세계 각국의 문학 작품을 통해 교감하는 축제의 장을 만들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