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하늘길` 개척 나선 저비용 항공사

제주·이스타항공 부정기편 운항
노선 운수권 획득 위한 사전 포석
  • 등록 2018-08-01 오전 5:30:53

    수정 2018-08-01 오전 5:30:53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가 몽골 하늘길 확대에 나섰다. 19년째 대한항공이 독점하다시피 운행하던 몽골행 수요를 공략하기 위해 지방공항을 중심으로 운항실적을 쌓아 정기 운수권 확보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 LCC, 7~8월 몽골行 전세기 운항

3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이 여름 성수기에 맞춰 몽골 울란바토르에 전세기를 띄운다.

제주항공은 7월26일부터 8월5일까지 대구~울란바토르 노선에 4회 부정기편을 운항한다. 대구발 몽골 노선에 비행기를 띄우는 것은 제주항공이 처음이다.

앞서 제주항공은 지난해 9월 처음으로 청주~울란바토르 노선에 전세기를 띄웠으며 올해 1월까지 4회 운항했다. 이번에 대구를 기점으로 4회 운항을 추가하면 총 8회 운항 실적을 쌓게 된다.

이스타항공은 7월27일부터 8월24일까지 청주~울란바토르 노선에 9회 부정기편을 운항한다.

앞서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11월 청주~울란바토르 노선에 전세기를 띄웠으며 올해 6월까지 5회 운항했다. 이번에 9회 운항을 더하면 총 14회 운항 실적을 올리게 된다.

LCC가 잇달아 지방공항을 중심으로 몽골행 부정기편 운항에 나선 것은 몽골 정기노선의 운수권 확보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앞서 에어부산이 2016년 6월 부산~울란바토르 노선 운수권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몽골에 유일하게 전세기를 띄웠기 때문이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2014년 10월, 2015년 8월에 왕복 1회씩 총 2회 몽골행 부정기편을 운항했었다”며 “이 실적 덕분에 정기노선 운수권을 배분받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에어부산 부산~울란바토르 노선은 취항 첫해 탑승률은 78%를 기록했으며, 지난해 82.5%, 올해 현재까지 약 84% 탑승률을 기록하는 ‘효자 노선’으로 자리매김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LCC에게 몽골은 미지의 개척지”라며 “일본·동남아 등을 벗어나 신규 수요를 창출할 수 있어 큰 관심을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독점 몽골 노선, 경쟁 노선으로 전환해야”

몽골은 비행시간 4시간 이내의 근거리 노선 중 마지막 독점노선으로 성수기(7~9월) 탑승률이 90%에 달해 ‘알짜노선’으로 꼽힌다.

현재 한·몽골 간 하늘길은 인천~울란바토르와 김해~울란바토르 2개 노선으로 각각 대한항공과 에어부산이 운항 중이다.

특히 인천~울란바토르 노선은 대한항공이 19년째 독점 운영 중이다. 1999년 국토교통부가 몽골 정부와의 항공회담을 통해 얻은 주 3회 운수권을 대한항공에 단독 배분했다. 2003년 주 6회로 확대된 운수권도 대한항공에 배분했다.

그동안 울란바토르 노선은 몽골의 ‘1사 1노선’ 정책에 따라 항공 노선운항 진입이 제한돼 늘어나는 항공수요에 비해 항공편이 부족했다. 한국관광공사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와 몽골을 방문한 여행객은 모두 17만 8837명으로 2013년 10만 6294명보다 68.2% 늘어났다. 반면 몽골 항공편은 2013년 687회에서 지난해 830회로 20.8% 증가하는데 그쳤다.

독점 노선으로 운영되는 탓에 높은 항공운임도 문제다.몽골과 비슷한 거리인 홍콩 노선 항공권이 최저 30만원인 반면, 몽골은 최저 95만원으로 3배가량 비싸다.

코트라 관계자는 “몽골은 내륙국가로서 항공수송이 중요한 만큼 노선을 늘리고 가격을 적절한 수준으로 인하할 필요가 있다”며 “노선취항 회사에 부여된 독점권을 폐지하고 경쟁 노선으로 전환함으로써 거리에 비례한 합리적 요금을 책정토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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