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인공지능(AI) 업체들을 인수하려는 기업들의 시도가 많아지고 있다. AI관련 업체들은 스타트업이 주를 이루고 있는 만큼 이들이 인수합병(M&A)의 주요 타깃이 되고 있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네이버는 AI 관련 스타트업인 ‘컴퍼니 AI(Company AI)’를 품에 안았다. 컴퍼니 AI는 지난해 설립됐고 AI 관련 기술을 연구·개발해왔다. 컴퍼니AI는 최적화 연구, 기계 독해, 자연어 이해, 대화 모델 연구 등에 기반한 다양한 기술을 보유 중이다. 네이버는 지난 3월 가상홈 로봇 ‘게이트박스’를 서비스 하는 일본의 윈클(vincle)도 인수했다.
IT공룡인 카카오 역시 AI 기반 개인화 플랫폼 스타트업인 스켈터랩스에 투자했다. 스켈터랩스는 AI의 핵심인 머신러닝(Machine Learning)과 딥러닝(Deep Learning) 기술을 활용해 각 생활 영역에 필요한 신기술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카카오는 로봇 모듈 플랫폼 기업인 럭스로보에도 투자했다. 럭스로보는 마이크로 운영체제(OS)를 장착한 모듈형 로봇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 럭스로보가 개발한 모디(MODI)는 이용자가 스피커와 마이크 등 여러 기능을 가진 모듈을 코딩 소프트웨어로 쉽게 코딩해 원하는 창작물을 만들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미국의 AI 음성 비서업체 비브랩스를 2400억원에 인수했다.
이처럼 AI 관련 스타트업 M&A가 이뤄지고 있는 이유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인 AI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리서치회사 CB인사이츠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인수된 AI 스타트업은 모두 34곳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두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마이크로소프트(MS)를 비롯해 아마존, 구글 등이 AI 관련 스타트업 M&A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반면 국내 AI관련 스타트업의 수가 적은데다 의료분야 등의 쏠림현상도 심한 상태다. 한국정보화진흥원(NIA)에 따르면 국내 주요 AI 스타트업 19곳 중 의료 분야가 5곳, 생활 편의 서비스 분야가 4곳, 교육이 2곳, 하드웨어와 전자상거래가 각각 1곳씩으로 나타났다. 특정 업종에 속하지 않고 범용 AI기술을 공급하는 플랫폼 계열의스타트업은 6곳으로 집계됐다. 의료와 생활 편의 서비스 분야가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IB업계 관계자는 “AI관련 스타트업의 M&A는 세계적인 추세”라며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시작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정책 지원 등을 통해 AI스타트업 육성과함께 시장 규모를 키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