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8년생인 방준혁 넷마블게임즈(251270) 이사회 의장이 사석에서 자주 하는 말이다. 넥슨 창업자인 김정주 NXC 대표이사는 동갑이고, 김택진 엔씨소프트(036570) 대표이사보다는 한 살 많은 그가 이같은 말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10대부터 60·70대까지 아우르는 모바일 게임 이용자층의 중간이 바로 그 정도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앉으나 서나 게임에 대한 생각으로 ‘만년 30대’를 추구하는 방 의장이 지난 12일 넷마블 역사에 또 한 획을 그었다. 넷마블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해 단숨에 시가총액 13조7000억여원의 21위 기업, 게임업계 대장주로 우뚝 섰다. 방 의장은 이날 사내행사에서 직원들에게 “글로벌 시장에서 꼭 성공하고 싶다. 강한 넷마블을 넘어서 건강한 넷마블을 만들고 싶다”는 목표를 내놨다.
선견지명·강한 집념으로 이끌어낸 레볼루션의 성공
넷마블의 폭풍 성장 배경에는 방 의장의 앞선 시대감각과 집념이 크게 자리하고 있다. 업계에서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운 것으로 평가받는 ‘리니지2 레볼루션’은 2년 전 사업계획을 세울 때부터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시대가 올 것으로 판단하고 준비한 성과물이다.
레볼루션이라는 게임명도 방 의장 작품이다. 본래 리니지2 레볼루션의 게임명은 ’리니지2 아덴의 새벽‘이었지만 임팩트가 약하다고 생각해 레볼루션으로 바꾼 것. 방 의장은 “MMORPG의 대중화라는 꿈을 명칭에 싣고 싶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레볼루션의 역대급 성공에 ‘원조 리니지’ IP를 보유한 엔씨소프트가 되레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엔씨는 다음 달 출시할 ’리니지M‘의 사전 마케팅 비용만 70억원, 출시 후 마케팅 비용을 무제한으로 설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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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의장이 그리는 넷마블의 다음 목표는 ‘RPG(역할수행게임)의 세계화’다. 넷마블을 비롯한 한국 게임사들이 앞서있는 ‘RP(역할수행게임)’를 철저한 현지화와 연결시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서도 중국과 일본, 미국 등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빅3’ 공략을 최우선으로 한다.
“나는 진품 흙수저”..학력차별 없는 넷마블
‘고교 중퇴’로 3조원대 자산가에 오른 방 의장 개인의 성공스토리는 익히 알려져있다. 방 의장은 지난해 신입사원 오리엔테이션에서 “나는 진품 흙수저다. 성인이 될 때까지 한 번도 내 집에서 살아본 적이 없었다. 신문배달을 해서 학원을 다녔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어려운 형편 때문에 고등학교를 채 마치지 못하고 중퇴했고, 그 때문인지 넷마블은 학력을 중시하지 않는 회사로 유명하다.
한편 넷마블은 최근 야근과 주말근무를 없애고 근무시간 외 메신저를 금지하는 등 일하는 문화 개선에도 애를 쓰고 있다. 한때 밤에도 불이 꺼지지 않아 ‘구로의 등대’라는 불명예스런 별명을 얻었던 만큼 업계 전반에 만연한 불합리한 근로 여건을 앞장서서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방 의장이 언급한 ‘건강한 넷마블’에는 이같은 의미가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