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멱칼럼]평창동계올림픽을 문화올림픽으로

  • 등록 2016-06-01 오전 3:01:01

    수정 2016-06-01 오전 3:01:01

[이배용 한국학중앙연구원장] 평창동계올림픽이 2018년 2월에 열리니 이제 준비기간은 실질적으로 얼마 남지 않았다. 그동안 조직위원장도 세 차례나 바뀌면서 업무의 연속성에 우려도 있으나 지금은 온 국민이 힘을 모아 국제적인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르는데 오로지 전념할 때다. 올림픽은 온 인류 관심으로 화합과 평화와 희망을 상징한다.

특히 평창동계올림픽은 세 번째 도전으로 유치에 성공했다. 그 끈질긴 노력의 배경은 우리 민족의 DNA에 있다. 우리 역사 속에는 아무리 어려운 시련이 닥쳐도 포기하지 않고 ‘할 수 있다’, ‘하면 된다’는 도전과 긍정의 힘이 내일의 희망을 열어 온 것이다.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과정에서도 각계각층이 혼연일체로 힘을 모아 꾸준히 인프라를 구축하고 콘텐츠를 개발해 약속을 준수해 유리한 평가를 받았다.

평창동계올림픽 개최의 역사적 의미는 첫번째, 한반도가 분단국가라는 이미지를 넘어 ‘평화의 점화지(地)’라는 인식을 확산시킬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두번째, 세계적으로 많은 국가가 참여해 경쟁이 치열해지는 글로벌 시대에 스포츠를 통한 화합의 장을 열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 세번째, 최근 문화외교·공공외교가 부상하듯이 군사력이나 경제력으로 국가간 우열을 가리는 시대는 끝났다. 힘이 약한 나라도 문화로 희망을 열고 함께 손잡고 가는 따뜻한 ‘동행의 길’을 모색하는 문화리더국가의 위상을 확보할 수 있다.

필자가 제2대 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장으로 근무할 때 평창 올림픽 유치 초기에 신사임당을 소재로 한 한류드라마 제작과 한옥 건립을 제안했다. 평창의 알펜시아만 보면 아무리 아름다운 건물이라도 여기가 스위스인지 아니면 프랑스인지 구별할 수 없다. 한옥이 보이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래도 많은 외국인들이 모여드니 전통을 살려 역사가 오랜 문화국가라는 인식을 심는 인프라가 구축해야 한다. 적어도 한옥을 3채는 지어 우리 전통문화와 대한민국의 성취를 알리는 전시관을 구성해야 한다.

이와 함께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선수들의 다양한 문화를 모아 서로를 이해하는 다문화관으로, 그리고 또 하나는 선수들에게 용기를 주고 격려하는 희망관으로 구성할 것을 제안한다. 올림픽은 승부의 세계가 중심이기 때문에 이긴 자에게만 박수와 관심이 쏠리고 진 자에 대한 위로와 배려가 약하다. 선수들은 내일을 더 높이 뛸 수 있는 젊은이들이다. 소기의 목표를 이루지 못한 선수들이 축 늘어진 어깨를 당당히 펴고 고국으로 돌아 갈 수 있는 희망의 충전장(場)으로써의 다양한 문화시설과 스토리를 구성해 어울림의 공간으로 마련했으면 한다.

평창 주변에는 역사문화 유적지가 많다. 오대산 월정사, 상원사, 강릉의 오죽헌, 허난설헌 생가, 선교장, 낙산사, 설악산 등 우리 자긍심을 높일 수 있는 전통문화와 유적의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 겨울연가 보러 춘천, 남이섬에 외국 관광객이 물밀듯이 오듯이 강원도 중심의 소재를 찾아 드라마를 구성하자는 얘기다. 신사임당을 소재로 드라마를 만들면 색감의 예술과 스토리가 뛰어나 세계인을 사로잡을 수 있다. 허난설헌은 16세기 주옥같은 시를 지은 허균의 누나로 그의 작품이 명나라에서 출판돼 명나라 소녀들의 ‘초희(허난설헌 이름) 팬클럽’이 생길 정도로 한류의 원조이다. 이들의 휴먼스토리를 엮어 세계인들을 감동시키면 많은 방문객들이 모여들 게 될 것이다. 현재 신사임당 소재 드라마는 SBS에서 준비하고 곧 방영이 될 예정이라니 무척 다행이다.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로 국가브랜드를 향상하고 남북한 화해협력 및 평화가 증진되며 경제가 활성화돼 온 국민이 화합하는 행복의 시대를 열어가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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