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p M&A 전쟁]④빠른 성장불구 IPO 미루는 O2O기업들…왜?

초기 사업모델이라 가치하락 우려
불안한 금융시장 소나기 피하자
PEF로 실탄 확보하는데 주력
  • 등록 2016-03-03 오전 5:00:00

    수정 2016-03-03 오전 8:06:33

[이데일리 조진영 기자] 차량공유 앱인 우버 등 O2O(Online to Offline) 기업들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 기업공개(IPO)를 얘기하기엔 시기상조다. 기업 규모는 빠르게 커졌지만 아직 초기 사업모델이다보니 상장 후 기업가치 하락을 우려하는데다 최근 불확실한 금융시장 상황 역시 상장을 미루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O2O기업들은 상장보다 사모투자펀드(PEF)들로부터 실탄을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불확실성 커진 금융시장...상장 늦추는 기업

온라인 데이팅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제공하는 주스크는 상장을 통해 1억달러(약 1200억원)를 조달하려고 했으나 지난해 상장계획을 접었다. 지난달엔 40명을 해고하기도 했다. 배달 앱인 도어대시는 지난달 기존 발행가보다 16% 할인한 가격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위치공유 앱인 포스퀘어도 기존가격 대비 70% 가까이 낮춘 가격에 주식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다.

미국과 일본에서 상장을 추진하던 네이버의 모바일 메신저 ‘라인’ 역시 상장 일정을 연기할 전망이다. 황인준 라인주식회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컨퍼런스콜에서 “명확한 상장 시점이나 내용에 대해 밝히기 어렵다”며 “상장을 실행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지분율 희석, 펀드 이탈 등 시장 우려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가 올해 2분기 (라인의) 기업공개를 추진했지만 금융시장 불확실성과 기대치를 밑돈 실적으로 상장이 올 하반기 이후로 미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자금조달 급하지 않아...기업가치 하락 우려도

하나의 앱 서비스에 의존하는 기업의 경우 대부분 창업 초기단계라는 점도 상장을 미루는 요인이다. 아직 더 성장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사모펀드 등을 통해 초기 투자에 필요한 자금이 충분히 들어오고 있어 자금조달이 급하지 않은 점도 이유로 꼽힌다. 실제 차량공유 앱으로 유명한 우버는 기업가치를 600억달러(72조원) 이상으로 평가받았음에도 상장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트래비스 캘러닉 우버테크놀로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말 “우버의 개발단계는 현재 중학생 수준”이라며 “(상장을 논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우버는 상장 대신 비공개로 자금을 모으면서 중국 시장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숙박 앱의 대표주자인 에어비앤비 역시 상장 보다는 비공개로 자금을 유치하고 있다.

기존 서비스와의 격차가 좁혀지는 상황에서 섣불리 상장할 경우 기업가치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상장을 미루는 요인이다. 김종대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온라인 쇼핑몰이 배송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만큼 온라인에서 주문하고 오프라인에서 수령하는 O2O서비스의 가치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앱으로 편리하게 주문할 수는 있지만 인터넷으로 검색해 전화를 거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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