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한류를 이끌고 있는 선봉장으로는 우퍼디자인과 디자인넥스트가 손꼽힌다. 이들 업체는 디자인 전문기업으로는 드물게 지난해 ‘1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국내 디자인 기업규모는 5000개에 달하지만 연 평균 매출이 6억원에 불과할 정도로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디자인 전문기업이 수출의 탑을 수상한 것은 지난 2010년 디자인모올(100만불 수출 탑) 이후 처음이다.
손쉽게 열리지 않던 중국 시장의 문을 수년간 꾸준히 두드린 끝에 얻은 성과다. 중국 시장 진출을 계기로 우퍼디자인과 디자인넥스트는 자체 브랜드를 개발하고 유럽 시장에도 진출하는 등 새로운 영역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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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서교동 사무실에서 만난 한경하 우퍼디자인 대표(사진 왼쪽)는 “중국 지역의 화장품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최근 디자인을 의뢰하기 위해 많은 중국 기업들이 찾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2009년부터 꾸준히 중국 진출을 시도했던 것이 이제서야 본격적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다”며 “중국 진출을 시도하면서도 헛 일을 하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많았지만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문을 두드린 결과”라고 전했다.
한 대표가 중국 시장과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2009년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디자인코리아(DK) 행사에서였다. 유아용 화장품 브랜드 ‘그린핑거’의 디자인에 반한 중국 화장품 기업 유니빈슨(Univinson)은 행사 이후에도 우퍼디자인을 다시 찾았다. 그 이듬해부터 우퍼디자인은 유니빈슨의 화장품 용기 디자인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중국 수출에 나섰다.
우퍼디자인 수출 규모 역시 덩달아 증가추세다. 2009년 16만달러를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124만달러를 기록했다. 한 대표는 “우리의 화장품 용기 디자인도 중국 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화장품 회사 뿐 아니라 하이얼의 유아용 기기 사업부와도 디자인 개발을 함께해 수출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올해부터는 중국시장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만큼 자체 브랜드 제품을 본격적으로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제조업체인 광주금형과 공동 출자해 생활용품 브랜드 탐(TAMM)을 만들었다. 한 대표는 “디자인 기업들은 주로 컨설팅 용역 분야에 해당하는 만큼 안정적인 매출이 나오기 힘든 부분이 있다”며 “실생활에서 밀접하게 다룰 수 있는 제품에 디자인을 더해 안정적으로 사업을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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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표의 중국 수출 첫 작품은 일본 전자업체 산요와 함께 한 에어콘 디자인 개발이었다. 박 대표는 “작은 업체, 해외 업체들과 디자인 개발을 했던 경험을 포트폴리오 삼아 중국인들의 비즈니스 유형과 형태, 기업구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공부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디자인넥스트가 디자인 개발을 공동 진행한 중국 기업의 수만도 9개사에 달한다.
그는 “국내 시장에서 성공적인 디자인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는 점이 중국 수출에서도 큰 효과를 봤다”이라고 말했다. 실제 중국 내수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쿠첸의 전기압력밥솥 ‘트로이’와 최근 백종원씨가 TV 프로그램에서 사용하고 있는 락앤락(115390)의 냄비 제품 ‘투 핸즈’도 디자인넥스트의 작품이다. 삼성전자(005930)의 하우젠 냉장고 역시 과거 삼성전자에 재직할 당시 그의 손을 탄 디자인이다.
박 대표는 중국 수출의 성공을 발판 삼아 유럽 지역에도 디자인넥스트의 디자인을 선보이는 것이 새해 목표다. 그는 “소수의 스타 디자이너들로 이뤄진 유럽과 달리 제품 디자인에 대한 검증과 안정적인 절차를 거쳐 팀 단위로 디자인을 한다는 것이 한국 디자인 회사들의 무기가 될 수 있다”며 “디자인과 마케팅, 엔지니어링과 제조업들을 결합한 방식으로 세계 시장에서도 우리의 디자인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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