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금천구 집값 '만년꼴찌' 꼬리표 뗐다

지난해 4분기 이후 도봉구 추월해 꼴찌 탈출
가산디지털단지 등 IT 배후수요 뒷받침
개발 기대감으로 향후 집값 상승 가능성
  • 등록 2014-04-09 오전 6:50:00

    수정 2014-04-09 오전 6:50:00

△서울 금천구가 지난해 4분기 이후 도봉구를 제치고 집값 만년꼴찌에서 벗어났다. 금천구는 가산디지털단지 등의 IT배후수요를 바탕으로 신규 공급이 활기를 띄면서 집값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건설이 지난해 11월 금천구 독산동에서 분양한 ‘롯데캐슬 골드파크’모델하우스에서 방문객들이 단지 모형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롯데건설>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오랜기간 서울에서 집값이 가장 싼 지역이었던 금천구가 지난해 4분기 이후 만년 꼴찌를 탈출해 신흥 주거지로 떠오르고 있다. 반면 강북권의 대표적인 주거 밀집지역으로 노원·강북구와 함께 ‘강북3구’로 불리는 도봉구는 금천구에 밀려나 꼴찌로 추락하는 굴욕을 당했다.

금천구는 가산디지털단지의 배후 수요를 발판으로 연이은 대단지 신규 분양이 이뤄지고 있지만, 도봉구는 창동뉴타운 사업이 지지부진하면서 신규 공급이 끊기고 주택 노후도가 높아져 집값이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상황이다.

8일 KB국민은행 시세에 따르면 이달 현재 금천구의 3.3㎡당 평균 아파트값은 973만5000원으로 도봉구(970만2000원)를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금천구는 지난해 4분기 3.3㎡당 963만3000원을 기록하며 도봉구 집값(960만3000원)을 추월한 이후 재역전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금천구 집값 상승의 원동력은 가산디지털단지 등에 입주한 IT기업들이 만들어낸 일자리다. 지난 10년간 이웃한 구로구와 함께 서울에서 일자리가 가장 많이 늘어난 금천구는 두터운 배후 수요를 바탕으로 2010년 이후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 공급이 이어지고 있다. 롯데건설이 지난 2월 독산동에서 분양해 1순위 최고 5.39대 1의 높은 청약 경쟁률을 보인 ‘롯데캐슬 골드파크’아파트의 경우 1~3차에 걸쳐 총 3203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금천구 가산동 우리공인 대표는 “금천구는 구로·가산디지털단지 등이 인접해 실수요 기반이 탄탄하다”며 “대단지 신규 물량도 꾸준히 공급되고 있어 향후 집값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도봉구는 2006년 창동뉴타운 지정과 함께 집값이 오르며 2012년 2분기까지 3.3㎡당 아파트값(1042만8000원)이 금천구(999만9000원)보다 5%가량 높게 형성돼 있었다. 하지만 2012년 말 창동16구역이 주민 찬반투표를 거쳐 서울의 뉴타운·재개발지역 중 최초로 정비구역 해제가 결정되는 등 사업이 난항을 겪으면서 집값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도봉구 창동 M공인 대표는 “기대를 걸었던 뉴타운 사업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도봉구 전체가 집값 상승 동력을 잃었다”며 “신규 공급이 끊겨 주택 노후화가 빨라지고 있는 것도 침체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도봉구의 3.3㎡당 최고가 아파트는 2004년 7월 입주한 창동 북한산아이파크(2061가구)로 전용면적 84㎡형이 4억5000만원 선이다. 신규 대단지 공급이 없다보니 10년 전에 지은 아파트가 여전히 가장 비싼 것이다. 반면 금천구는 2012년 7월 입주한 시흥동 남서울힐스테이트(1764가구)가 최고가 단지로 전용 84㎡형이 4억6000만원 선이다. 하지만 최근 청약 마감된 롯데캐슬 골드파크의 같은 면적 분양가격이 4억1500만~4억8500만원으로 책정돼 입주 후 순위가 바뀔 가능성이 크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정부가 지난해부터 1%대 저리 공유형 모기지 대출 등 실수요자들에게 금융 혜택을 집중하면서 상대적으로 집값이 싼 지역들이 주목받고 있다”며 “금천구는 집값이 저렴하면서 개발 기대감도 높은 곳이라 신흥 주거지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2012년 2분기 이후 서울 금천구와 도봉구의 3.3㎡당 아파트 가격 변화 추이. <자료:KB국민은행·단위: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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