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노출된 악재보다는 우수한 시장지배력과 재무융통성을 바탕으로 하반기 이후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호텔신라(008770)의 주가는 지난 24일 이후 나흘 연속 올랐다. 이 기간 상승률은 9.7%에 달한다. 특히 외국인이 연일 매수에 나서며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16일 이후 10거래일 연속 매수에 나서며 이 기간 보유 지분율이 30%에서 33.1%로 3%포인트 넘게 상승했다.
호텔신라의 작년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521억원, 225억원으로 전기대비 7.1%, 35.5% 감소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수준으로 말 그대로 ‘어닝쇼크’ 였다. 엔-원 환율 하락과 독도영유권 분쟁 등으로 일본인 입국객 수가 빠르게 감소한 영향이 컸다.
홍종길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인 입국자 수의 감소로 호텔신라의 일본인 면세점 매출 비중은 2011년 24%에서 작년 4분기 15%까지 하락한 것으로 추정한다”며 “환율하락과 일본인 입국자 수 감소로 면세점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49% 넘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반기까지는 일본인 입국자 수 감소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지효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서울 호텔의 휴업으로 호텔사업부의 전체 매출 비중은 과거 7.4%에서 3.2%로 축소되고, 올해 38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아울러 다음 달 결정될 인천공항 면세점 임차료 관련 불확실성도 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실적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면서 증권가에서는 잇따라 목표가를 낮추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기존 7만3000원에서 5만3000원으로 내렸고, 토러스투자증권(6만1000원→5만2000원)과 IBK투자증권(6만3000원→5만3000원) 키움증권(5만5000원→5만원) 유진투자증권(6만1000원→5만원) KTB투자증권(6만원→5만원) NH농협증권(6만8000원→5만원) 신영증권(6만8000원→5만5000원) 등도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악재 선반영…“하반기 이후가 기대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가가 반등하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실적 부진 우려 등 대부분의 악재가 이미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소문에 팔고 뉴스에 사는 형국이라는 것.
이우승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부터 서울호텔 영업 재개에 따른 호텔 부문 영업이익 흑자전환 가능성과 엔-원 환율의 기저효과, 인천공항 면세점 임차료 불확실성 해소 등으로 실적 및 주가모멘텀이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며 “하반기 실적 개선을 고려한 분할 매수 전략이 유리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한편, 호텔신라는 올해 서울호텔의 개보수 공사를 비롯해 총 2300억원 규모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일시적으로 차입 부담감이 확대될 수 있는 상황. 이에 대해 송민준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현재의 영업현금창출력(작년 3분기 기준 1446억원)과 수익창출력 개선추세, 대규모 투자로 강화된 영업경쟁력 등을 고려할 때 영업에서 창출된 잉여재원을 바탕으로 경상적 자금 소요를 충당하면서 차입금을 축소하는 선순환구조가 정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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