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곡동 사저 매입 의혹을 수사중인 특검팀은 이명박 대통령의 큰 형인 이상은 다스 회장이 조카(대통령의 아들)인 시형씨에게 사저 터 매입을 위해 빌려준 6억원의 실체를 규명하려고 노력중이다. 특히 이 회장이 6억원을 집안에 보관해둔 현금에서 주었다고 밝혀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다. 대통령의 사저 터 매입자금 거래가 영화의 장면들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자신의 63평형 아파트 문간방에 있는 붙박이장에 현금을 10억원까지 보관해왔다고 밝혔다.붙박이장에는 평소 잠금장치도 없이 앞에 자전거를 한 대 놓아둬 평범한 벽장처럼 위장했다는 것이다.이 회장이 시형씨에게 6억원을 주고도 남은 수천만원은 개인적으로 썼다고 말했다.
이렇게 6억원이 넘는 돈은 이 회장이 2005년부터 개인통장에서 5만원권과 1만원으로 조금씩 인출해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측은 현금 출처를 입증하기 위해 특검에 개인통장 거래 내역서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의 적법성 여부는 특검이 판단할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을 지켜보는 국민들이 실망하는 것은 대통령 사저 터 매입 자금이 이렇게 일반적이지 않은 과정으로 조성됐기 때문이다. 6억원이 넘는 현금을 집에서 오래 보관해온 것은 경제를 잘 알 만한 기업인의 행동으로 보기는 어렵다. 금융기관 이자를 포기하고 도난 위험이 있는데도 거액의 현금을 집안에 두는 것은 떳떳치 않은 자금 출처를 숨길 때 흔히 쓰는 방법이다.
범죄자들이 마늘밭에 거액의 현금을 묻어놓은 것은 보도됐지만 대통령의 형이 이렇게 집안에 현금 다발을 보관해왔다는 사실에는 어이가 없다. 시형씨가 3개의 가방에 현금을 담아 이동한 것은 또 어떤가. 간단하게 계좌이체로 하면 편리할 텐데 현금을 실어날랐다는 것은 자금추적을 피하기 위한 행동으로 보인다.
이 회장이 운영하는 다스는 차량용 시트 제조업체로 실소유주가 이 대통령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기업이다. 이번에 드러난 6억원의 거래는 공식적으로 드러난 이 대통령 가족간의 첫 자금 거래다. 특검은 당초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 사건과 관련 배임과 부동산실명등기법 위반 혐의를 수사키로 했지만 거래와 관련된 국민들의 상식적인 의문도 해소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