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민생 외면` 국회는 세비도 無

  • 등록 2012-07-03 오전 6:00:00

    수정 2012-07-03 오전 6:00:00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7월 03일자 39면에 게재됐습니다.


[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19대 국회가 2일 개원했다. 국회법이 정한 개원일인 지난 6월5일을 27일 넘긴 ‘지각 개원’이다.

국회가 시작할 때마다 반복된 원구성 협상 진통이 19대 국회에서도 되풀이됐다. 또 민간인 불법 사찰 국정조사, 대통령 내곡동 사저 특별검사, 언론 관련 청문회 등 현안 이슈를 놓고 여야의 대립이 첨예해지면서 ‘역시나’ 국회가 뒤늦게 열렸다.

임기 개시 42일 만에 국회의장단을 선출하고 89일 만에 원구성 협상을 타결지었던 18대 국회와 비교해 양호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의정 사상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얻은 18대 국회와 향후 4년간 앞날이 창창한 19대 국회를 비교하는 건 적절치 않다.

뒤늦게 열리는 국회인 만큼 민생 현안이 산적하다. 이에 더해 유럽발 재정위기로 불투명해진 글로벌 경제, 1000조원을 넘어선 국내 가계부채, 전체 실업률의 2배가 넘는 청년 실업률, 저출산·고령화 등 얽혀 있는 실타래를 풀 수 있는 시간이 넉넉지 않다.

기대를 받고 출범하는 19대 국회이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개원 첫날부터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GSOMIA) 밀실 처리를 놓고 여야가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책임을 물어 국무총리와 외교·국방 장관의 국회 불신임안 결의 추진 의사를 밝히는 동시에 협정 폐기를 주장했고, 새누리당은 야당의 공세에 충분한 국회 논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문제의 확산을 막았다.

민간인 불법 사찰 국정조사 등 3대 쟁점 사안에서도 여야의 대립이 첨예하다. 12월 대선을 5개월 앞두고 대선 전초전 성격을 띠고 있어 주도권을 잡으려는 여야의 대립 국면이 쉽사리 사라질 것 같지 않다.

오는 11일 임기가 개시되는 4명의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도 예정돼 있다. 민주당이 대법관 후보자의 성향이 보수 일색이라며 인사청문회를 단단히 벼르고 있어 통과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19대 개원에 앞서 새누리당은 비정규직 차별 해소 관련 등 12개, 민주당은 반값 등록금 관련 등 19개 법안을 제출했다. 법안은 민생과 직결돼 있다는 점에서 신속한 처리가 필수적이다.

새누리당 의원들이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살려 6월 세비 전액을 반납하기로 결의했다고 한다. 1인당 1030만원씩 모두 15억5000만원의 세비를 걷어 보훈 단체에 기부하기로 했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국회는 민생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한다. 국민이 겪고 있는 아픔을 보듬어 주고, 민생을 살리지 못하는 국회는 국민 세금에서 나가는 세비를 받을 자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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