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석달래 최저..그리스불안+지표둔화 탓

3대지수 1% 안팎 추락..JP모간 악재도 한몫
에너지-금융 관련주 약세 주도
  • 등록 2012-05-15 오전 5:06:36

    수정 2012-05-15 오전 5:06:36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또다시 큰 폭으로 하락했다. 그리스 연립정부 구성이 계속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유로존과 중국의 제조업 지표가 동반 부진을 보인 탓이 컸다. JP모간체이스 등 부정적인 기업 이슈도 한 몫했다.   14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거래일대비 125.25포인트, 0.98% 떨어진 1만2695.35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15.04포인트, 1.11% 하락한 1338.35를, 나스닥지수도 전거래일보다 31.24포인트, 1.06% 낮은 2902.58을 각각 기록했다. 이들 지수는 지난 2월 이후 3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그리스에서는 정치권이 연립정부 구성을 재차 시도하고 있지만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시장에서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기정 사실화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런 우려로 인해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 입찰에서의 낙찰금리도 큰 폭으로 뛰어 불안을 더했다.   또 중국과 유로존의 제조업 생산 지표가 동반 부진을 보인 것도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 아울러 JP모간체이스의 대규모 투자 손실 사건과 몇몇 기업들의 최고 경영진 동반 사퇴 등도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   모든 업종들이 약세를 보인 가운데 특히 금융주와 에너지 관련주가 하락세를 주도했다. JP모간은 최고투자책임자(CIO) 투자 손실 책임을 지고 사퇴했지만, 주가는 3.14%나 하락했다. 인텔은 2.23% 하락했다.   반면 골드만삭스 등으로부터 대출을 받았고 칼 아이칸이 지분을 5% 이상 취득했다는 소식에 체사피크 에너지는 오랜만에 5% 가까이 급반등했다. 코티와 버크셔 해서웨이가 함께 인수 제안가격을 높였다는 소식에 에이본 프로덕츠도 4% 가까이 상승했다.   야후는 스캇 톰슨 최고경영자(CEO)가 사퇴하기로 하면서 2.04% 올랐고, 리처드 슐츠 창립자 겸 이사회 이장이 사내 스캔들 방조한 혐의로 물러나게 된 베스트 바이도 1.48% 상승했다. 장 마감후 실적을 공개하는 그루폰은 기대감에 18% 이상 치솟았다.

◇ JP모간 CIO 사임..대규모 투자손실 `후폭풍`

20억달러에 이르는 대규모 파생상품 투자 손실을 입은 JP모간체이스 고위 경영진에 대한 후폭풍이 불어 닥치고 있다.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옷을 벗었고, 문책성 인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JP모간은 이번 거액의 파생상품 투자 손실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이나 드루 CIO가 곧 사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드루 CIO가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JP모간측은 이를 곧바로 수용했고, 후임에 매트 제임스 글로벌 채권 책임자를 곧바로 내정했다.

이처럼 CIO가 물러나기로 하면서 이번 투자 손실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아킬레스 마크리스와 자비에르 마틴 아르타조 등 다른 임원들도 조만간 물러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게다가 월가 안팎에서는 오는 15일 주총을 앞두고 다이먼 CEO 겸 이사회 의장에 대한 압박도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다이먼 CEO의 사퇴 얘기는 없는 상태지만, 주총에서는 적어도 CEO와 이사회 의장을 동시에 맡고 있는 그에 대한 적절한 견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올 것으로 관측했다. CEO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는 문제나 경영진에 대한 감독 강화 등이 가능한 대안으로 제기될 전망이다.

◇ 그리스, 연립정부 구성 `최종 담판`

그리스 각 정당들이 총체적인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연립정부 구성을 위한 최종 담판을 벌인다. 이 마저도 실패하면 다음달 17일쯤 2차 총선이 열리게 된다. 그러나 전망은 밝지 않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13일 주요 정당 대표들과 연립정부 구성을 위한 협상을 성사시키지 못한 카롤로스 파풀리아스 그리스 대통령은 이날에도 이들 대표들을 모아 둘쨋날 회의를 가졌다. 이날 회의에는 안토니스 사마라스 신민당 대표와 에반젤로스 베니젤로스 사회당 대표, 포티스 쿠벨리스 민주좌파 대표가 참석했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이날 둘쨋날 회의에서도 각당 대표들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쿠벨리스 민주좌파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대통령의 제안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며 "내일 회의에도 참석하겠지만, 3대 정당이 참여하는 연립정부 구성을 계속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 사회당 대표 역시 "총선이 끝난 뒤 일주일 만에 연립 정부를 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해 낙관적이지 않다"며 "상황은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최후까지 정부 구성을 위한 시도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파풀리아스 대통령과 3당 대표는 합의에 이르진 못했지만 회의를 15일까지 하루 더 연장하자는데는 의견을 모았다. 베니젤로스 대표도 "모든 당파들이 합의점에 도달할 때까지 싸워야 하며 내일 회의에 모두가 참석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실제 이날 회의에 불참했던 시리자 대표도 15일 회의에는 참석하기로 해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 유로존 산업생산 `부진`..경기침체 악화

유로존 17개 회원국들의 산업생산이 지난 3월 예상보다 큰 폭으로 둔화되면서 이 지역의 경기 침체 악화 우려를 높이고 있다.

이날 유로존 통계당국인 유로스타트는 지난 3월중 유로존 산업생산이 전월대비 0.3%, 전년동월대비 2.2% 각각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에서 예상했던 전월대비 0.5% 증가, 전년동월대비 1.2% 감소에도 크게 못미쳤다. 특히 전년동월대비 감소율은 지난 2009년 12월에 3.7% 감소 이후 무려 2년 3개월만에 가장 큰 폭이었다.

국가별로도 스페인의 3월중 산업생산이 전월대비 1.8%나 줄었고 프랑스 역시 0.9% 감소했다. 다만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산업생산이 1.3% 증가했고 이탈리아의 생산도 0.5%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시장 이코노미스트들은 1분기중 유로존 GDP 성장률이 전기대비 0.2% 하락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유로스타트는 앞서 2월 산업생산은 종전 전월대비 0.5% 증가에서 0.8% 증가로 상향 조정했다. 전년동월대비로도 1.8% 감소에서 1.5% 감소로 높여졌다.

◇ `불안한` 伊·스페인, 국채 조달금리 큰폭 상승

주초부터 치뤄진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국채 입찰에서 유로존 불안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발행물량은 채웠지만, 낙찰금리는 큰 폭으로 상승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유럽 채권시장에서 이탈리아 재무부는 입찰을 통해 3년만기 국채 52억5000만유로 어치를 발행했다. 이는 당초 목표로 했던 35억~52억5000만달러의 상단에 해당되는 수준이다. 그러나 시장 불안 때문인지 입찰 참가기관들이 높은 금리를 써냈고 낙찰금리는 평균 3.91%까지 올라갔다. 이는 지난 1월 이후 넉 달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스페인 재무부 역시 이날 입찰을 통해 만기 12개월과 18개월인 단기국채를 29억유로 어치 발행했다. 이 역시 당초 정부가 목표로 했던 발행물량의 상단에 해당됐다. 다만 낙찰금리는 3% 직전까지 올라왔다.

캐피탈이코노믹스의 마크 밀러 이코노미스트는 "최대 목표치만큼은 발행하는데 성공했지만, 낙찰금리나 입찰 참여 비율 등은 다소 실망스러웠다"며 "특히 스페인이 금융기관에 대해 추가 충당금을 요구하는 현 상황에서 시장은 큰 자신감을 가지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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