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은 얼렁뚱땅 사과, 측근은 금융위기 탓, 부처는 엇박자

  • 등록 2012-02-23 오전 8:34:00

    수정 2012-02-23 오전 8:05:52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2월 23일자 6면에 게재됐습니다.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현직 국회의장이 사상 처음으로 사법처리되고, 대통령의 측근비리가 곳곳에서 터져도 제대로 된 사과가 없다. 금융위기 탓에 경제가 어려워졌다는 정권 실세들의 핑계는 더 실망스럽다. 레임덕의 전형인 부처간 불협화음은 노골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22일 취임 4주년 기자회견에서 측근 및 친인척 비리에 대해 “가슴이 꽉 막힌다”며 “국민 여러분께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내곡동 사저 문제에 대해서도 “제가 살아갈 집인데도 소홀히 챙겼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과의 수위가 논란이다. 야당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죄송하다’는 말 한마디 없는데 사과했다고 볼 수 있느냐는 것이다.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마저도 트위터를 통해 “제2의 6·29선언이 대통령과 당을 위해 필요하다고 수차례 얘기했는데 MB는 그냥 할 말이 없다고 한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경제대통령이라는 이 대통령의 경제 인식도 논란이다. 그는 “우리 경제가 회복되기도 전에 또 한 번의 세계 경제 위기를 맞았는데 이같은 일은 세계 경제사에 일찍이 없었다”고 말했다. 지표와 달리 체감경기가 꽁꽁 얼어붙어 있는 데도 위기 탓만 하고 있다.

MB정부 초대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의 인식도 매한가지다. 지난 20일 한국경제학회 공동학술대회 축사에서 “우리나라도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피할 수 없었다”며 “위기극복을 위해 747 공약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고 변명했다.

한 민간 경제연구소 이코노미스트는 “위기에 비교적 잘 대처하기는 했지만 현재 경제가 쉬운 상황은 아니다”면서도 “양극화와 같은 문제는 위기보단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서 비롯된 것인데 이를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는 듯 하다”고 꼬집었다.

정부내 엇박자는 가관이다. 22일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하절기부터 공공부문에 8-5제(8시 출근, 5시 퇴근)를 검토해야 한다고 했지만, 행정안전부는 계획이 없다며 언론을 통해 공개적으로 부인했다.

공공부문 8-5제 도입은 작년 6월 내수활성화 방안으로 거론됐으나 일부 부처의 반대로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6개 연구기관에 다시 맡겨졌었다. 이날 연구 중간보고를 받은 박 장관은 8-5제 도입을 진지하게 검토해야겠다고 밝혔다.

17개 부처 장관이 참석하고 경제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하는 회의에서 거론된 내용을 참석 부처 중 하나인 행안부가 공식 부인하자 재정부도 당황하고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연구 중간결과를 보고하고 각 부처 장관이 토론하는 자리였다”며 “행안부가 연구 내용의 부정적인 부분만 부각시키면서 검토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초췌한 얼굴 尹, 구치소행
  • 尹대통령 체포
  • 3중막 뚫었다
  • 김혜수, 방부제 美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