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무려 391.01포인트, 3.51% 급락한 1만0733.83으로 장을 마감했다. 전날 2.5%에 이어 이틀째 급락하며 지난 2008년 12월 이후 무려 2년 9개월만에 가장 큰 이틀간 하락률을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전일대비 37.17포인트, 3.19% 낮은 1129.59를, 나스닥지수는 82.52포인트, 3.25% 떨어진 2455.67을 각각 기록했다.
전날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내놓은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에 대한 실망감과 함께 비관적인 연준의 경기 전망이 시장심리를 악화시켰다. 이런 가운데 유로존과 미국, 중국 등 주요 경제권에서 줄줄이 악화된 경제지표가 나오면서 글로벌 리세션이라는 보다 큰 공포로 확대됐다.
이날 발표된 유로존 서비스업 구매자관리지수(PMI)가 9월에 49.1을 기록, 전월의 51.5에서 하락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였던 51.0을 밑돌았고, 지난 2009년 8월 이후 2년 1개월만에 처음 기준치인 50을 하향 돌파한 것이었다.
중국 제조업경기도 둔화됐다. HSBC는 9월 중국의 제조업관리자지수(PMI)가 49.4로, 지난달 수정치인 49.9보다 낮아졌다고 밝혔다. 3개월 연속 하락세였다.
미국에서는 개장 직전에 나온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건수가 42만3000건으로, 전주보다 9000건 줄었지만 시장 예상치인 42만건을 웃돌았고 4주 이동평균으로는 42만1000건을 기록해 두 달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했다.
그나마 향후 경기전망을 보여주는 컨퍼런스보드 경기선행지수가 예상치를 넘는 전월대비 0.3% 상승으로, 오름세를 이어갔다는 게 위안거리였다.
유로존에서는 그리스 추가 긴축 이행에 대한 유로존 국제기구들의 압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기대했던 브릭스 재무장관회의에서 유로존 국채 매입 등 직접 지원 카드를 도출하지 못한 것도 실망감을 줬다.
유가 등 원자재 가격 하락의 영향까지 겹쳐 소재와 에너지관련주가 가장 부진했다.
휴렛패커드는 새로운 멕 휘트먼 최고경영자(CEO)가 공개될 것이라는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4.92%나 하락했고 광산개발업체인 배릭은 8.55% 급락했다. 골드코프도 7% 추락했다.
이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페덱스가 8% 이상 급락하고 있고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공개한 디스커버파이낸셜은 약보합권에 머물렀다. 장 마감 이후 실적을 공개하는 나이키도 부진한 성적이 예상되며 1.82% 하락했다.
◇ 브릭스 `유럽국채 매입 언급없어`
브라질과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소위 `브릭스` 국가들이 유럽 재정위기 지원을 위해 머리를 맞댔지만 직접적인 지원책을 내놓지 못했다.
이날 브릭스 국가들은 미국 워싱턴에서 재무장관회의를 갖고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로존 국가들을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공동 성명(커뮤니케)을 채택했지만, 기대했던 유로존 국채 매입 확대 등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이날 브릭스 국가들은 공동 성명을 통해 "현 글로벌 경제상황은 각국의 단호한 행동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금융위기를 막기 위해 국제통화기금(IMF)을 통해 지원을 제공하는 것을 검토할 수 있다"고만 언급했다.
오히려 "적극적인 중앙은행들의 조치로 과도한 유동성이 이머징 국가로 넘어오면 변동성 확대를 야기할 수 있다"며 선진국 중앙은행들의 지원책에 대한 후폭풍을 우려했다. 또 "선진국 경제권은 과도한 글로벌 유동성 창출을 피해야 하며 성장을 부양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개혁을 실행해야 한다"며 책임을 선진국에 돌렸다.
◇ 글로벌 리세션 공포 커졌다
주춤거리던 글로벌 경제지표 부진이 일제히 재부각되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 충격이 실물경기로 조금씩 스며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발표된 유로존 플래시마킷 서비스업 구매자관리지수(PMI)가 9월에 49.1을 기록, 전월의 51.5에서 하락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였던 51.0을 밑돌았고, 지난 2009년 8월 이후 2년 1개월만에 처음 기준치인 50을 하향 돌파한 것.
중국 제조업경기 둔화도 부담스러운 지표였다. 이날 HSBC는 9월 중국의 제조업관리자지수(PMI)가 49.4로, 지난달 수정치인 49.9보다 낮아졌다고 밝혔다. 3개월 연속 하락세였다. 제조업 경기 둔화는 수출 둔화를 의미하는 것이고, 이는 결국 성장 둔화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 "정부자산 매각일정도 내놔라"..그리스 압박
구제금융 지원을 받기 위해 추가 긴축안을 발표한 그리스에 대한 유로존 `트로이카팀`의 압박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자산 매각일정까지 추가로 내놓으라는 요구다.
이날 올리 렌 유럽연합(EU) 경제통화담당 집행위원은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에 참석, 강연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추가 자금 지원을 확실히 하기 위해서는 정부자산 매각 일정 등과 같은 핵심적 요소들이 추가 긴축안에 더 담겨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렌 위원은 "그리스가 통제되지 않는 디폴트에 빠지거나 유로존을 이탈할 경우 엄청난 경제적, 사회적 피해가 생길 수 있다"며 디폴트를 피하기 위한 지원과 유로존 잔류를 역설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리스 정부를 계속 압박했다.
유럽위원회(EC) 역시 올리비에 배일리 대변인이 "그리스 정부가 보다 구체적인 긴축 프로그램을 공개할 때까지 트로이카 실시단은 그리스로 가지 않을 것"이라며 "전날 회의에서 모든 게 합의된 게 아니며 여전히 협상은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 볼커룰 "은행 자기매매 사실상 허용"
대형 투자은행을 규제하는 `볼커룰(Volcker Rule)`의 핵심이던 투자은행들의 투기적인 프랍 트레이딩(은행의 자기자본으로 투자하는 자기매매) 금지가 사실상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금융당국은 소위 `볼커룰` 초안에서 은행들의 위험한 자기매매를 금지하는 조항을 크게 완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기매매 허용 범위는 어디까지를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헤지거래로 보느냐 하는데 달려있는데, 법안에서 이 헤지거래의 정의를 당초보다 더 광범위하게 내리고 있는 것.
앞서 미 금융당국은 헤지거래를 `특정한 방향성 매매에 연동된 거래행위`로 좁게 해석했지만, 이번에 공개한 법초안에서는 `하나 이상의 트레이딩 데스크가 가진 전체 포트폴리오 차원의 리스크를 커버하는 거래`로 해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투자은행들이 사실상 모든 시장에서 자기매매가 가능하도록 문호를 열어준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번 초안은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업계와 시장 당국자들의 의견 수렴을 거쳐 다음달말쯤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