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봐도 축포는 빨랐다. 이명박 대통령이 후보 시절 호언했던 `주가 3000`은 두고두고 회자되며 미리 내지른 환호성을 무안하게 했다.
임기 1년 내내 주가는 대통령 편이 아니었다. 오히려 안팎에서 불어닥친 금융위기 한파가 유례없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만들었고, `경제 대통령`이라는 슬로건은 참담히 무너졌다.
◇ 취임 1년새 35% `뚝`..`멀어진 3000의 꿈`
대통령이 첫 발을 내디뎠던 작년 2월25일 코스피 종가는 1709.13. 이전해 밟았던 2000과는 거리가 있었지만, 새 대통령이 내건 주가 3000의 절반보다는 높은 수준이었다. 시작이 반이라고, 경제대통령을 맞이한 투자자들의 마음은 한 없이 부풀었다.
그러나 환란보다 더하다는 금융위기가 온 세계를 강타했다. 외환위기 경험도 있고, 기업들도 적잖이 단련된 만큼 우리 경제는 크게 충격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5월 한때 1900선에 다가가며 2000에 대한 꿈을 부풀리던 코스피는 그로부터 꼭 5개월 후 900선까지 떨어지며 반토막 상태에 놓이고 만다.
변동성도 사상 최대. 40~50%에 불과했던 옵션 내재변동성은 10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확대됐다. 하루에도 수십포인트씩 떨어지는 지수가 투자자들을 어지럽게 했고, 하반기에는 하루가 멀다하고 사이드카(Side car)가 발동되기도 했다.
올들어 정책기대감에 다시 불이 붙으며 1200선 탈환의 달콤함을 맛 본 것도 잠시, 금융위기 망령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지수는 다시 1100선을 테스트하는 상태까지 하락했고, 대통령 집권후 1년간 `-35%`라는 수익률을 기록에 남기게 됐다. 물론 3000과는 물리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너무 먼 당신`인 상태다.
금융위기 파고가 거셌던 중에도 대통령의 `증시 낙관론`은 계속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작년 11월말 미국 교포들을 방문한 자리에서 "지금 주식을 사면 최소한 1년내 부자가 된다"고 말했고, 이날 코스피는 1000포인트에도 미치지 못한 980선에서 마감됐다.
이 대통령과 직간접적 관계에 있는 이들이 주가조작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일도 있었다. 이명박 대통령의 사위인 조현범 한국타이어 부사장, 한국도자기 창업주의 손자인 김영집씨가 각각 현대상선과 코스닥 상장사 엔디코프 등에서 불공정 거래로 시세차익을 얻은 혐의를 받은 것.
◇ 이슈 많은 대통령에 `정책 테마주` 활황
"적어도 3년은 지난 것 같은데 이제 겨우 1주년?"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돌 정도로 이슈를 몰고 다닌 대통령이었다. `MB발` 이슈들은 주식시장으로 건너와 크고 작은 테마들을 만들어냈다.
정권 출범 후 첫번째로 등장한 이슈는 쇠고기 파동.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그것을 저지하려는 촛불시위가 맞붙으면서 관련주들을 들썩이게 한 것이다.
수입고기 유통업체인 한미창투(021080)와 이네트(042340)가 쇠고기 시장 개방과 맞물려 급등락했고, 수입육 유통회사인 한국냉장의 최대주주인 한일사료(005860) 역시 롤러코스터를 탔다.
촛불시위 관련주로는 단연 삼양식품(003230)이 꼽힌다. 보수언론에 광고를 싣지 않는다는 사실이 네티즌의 환호를 받으며 주가 급등재료로 활용된 것.
이밖에 인터넷 포털 다음(035720)이 토론광장 `아고라`의 활성화로 두달새 300% 이상 폭등하는 수혜를 얻었다. 뉴스전문채널인 YTN(040300)도 신문 대신 케이블방송 시청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타고 주가가 크게 뛰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최대 공약으로 내걸었던 대운하 사업이 무산됐다 부활했다를 반복하면서 관련주들도 울고 웃기를 반복해야 했다. 동신건설(025950) 울트라건설(004320) 특수건설(026150) 이화공영(001840) 등 4대강 정비사업 수혜주가 그 주인공.
NHN(035420)의 경우 경쟁업체 다음에 밀려 시작화면 설정점유율 하락 등의 쓴맛을 봐야 했고, 주식시장에서도 한동안 내림세를 면치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