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는 투매 양상까지 더해지며 주간 하락률이 6.3%까지 확대됐다. 이에 따라 지난 3월 반등 발판이 됐던 코스피 120주 이동평균선(1600p)을 하향 이탈했다. 유력한 지지선으로 기대됐던 1600p가 단번에 무너짐에 따라 다음 지지선인 1500~1537p 수준까지의 추가 하락을 고려해야 할 시점이다.
물론 기술적 지지선 설정과는 무관하게 반등은 지금 당장이라도 시작될 수 있다. 이미 고점 대비 코스피 낙폭이 330p에 이르고 있는 가운데, 그 동안 별다른 반등 시도조차 없었다는 점에서 단기간에 이루어진 지수 낙폭이 지나치다는 점은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반등 공감대를 결집시킬 트리거(trigger)가 5월 중순 1900p에서 시작된 하락 국면 이후 단 한 차례도 작동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따라서 이번 주는 반등 트리거가 될 수 있는 요인들에 대한 점검을 중심으로 이들 요인들이 부각될 수 있을 지를 주목하는 한 주로 삼을 필요성이 있다.
반등 트리거가 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그리고 필요한 요인은 무엇보다도 국제유가 안정이다. 단숨에 코스피 1600p 붕괴로까지 이어진 주식시장 급락은 국제유가 급등이 지속되며 인플레 우려가 급격히 높아진 점에 상당 부분 원인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유가가 배럴 당 150달러를 넘어서도 상승을 지속하게 된다면 실질적인 경제 충격(실질실효유가)은 3차 오일 쇼크 진입에 해당할 만큼이 되는데, 이럴 경우 글로벌 유류 수요 감소가 보다 더 현실화될 수 있다. 지난 주말 우리나라가 1단계 고유가 위기관리조치(Contingency Plan)를 발동한 것은 글로벌 유류 수요 감소가 가시화될 수 있는 정책적 대응이 다른 국가들에서도 보다 더 확산될 수 있음을 나타낸다.
물론 실제적인 유류 수요 감소는 추가적인 정책 대응이 지속될 경우 향후 단계적으로 확인될 문제겠지만, 가격 추이는 이러한 흐름을 한 발짝 미리 반영할 수 있고, 이는 국제유가 150달러선이 국제유가 추가 급등을 제한하는 분기점이 될 수 있음을 나타낸다.
반등을 이끌 트리거가 될 수 있는 또 다른 요인은 국내외 어닝 시즌의 영향력 확대이다. 이번 주 국내기업은 LG디스플레이(9일, 이하 한국시간)를 시작으로 10일 신세계, 11일 GS건설 등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고, 미국기업은 알코아(8일, 이하 미국시간), GE(11일)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이번 주부터 본격화될 국내외 어닝 시즌은 국제유가라는 단일 변수가 지배했던 주식시장 흐름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요인이다.
한편 국내 기업실적 전망 상향 조정 지속이 잘못된 신호일 수 있다는 점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요인이 된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그 동안의 주가 하락률 이상으로 밸류에이션이 지속적으로 낮아졌다는 점에서 부담은 없을 것이다. 지난 주 종가를 기준으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코리아 향후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는 9.6배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이번 주 주식시장은 반등 트리거로 작동할 수 있는 요인들이 점차 영향력을 확대해갈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주중 반등 국면 전환을 가정한 시장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되며, 변동성 리스크를 이유로 심리적 우려감이 단기에 과도하게 반영된 국내증시를 포함한 신흥시장 주가(전세계시장 대비 밸류에이션 갭 확대)의 반등 탄력 확보 여부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