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는 전체 승용차 시장에서 소형차가 77%를 차지하기 때문에, 소형차를 장악하면 인도 시장점유율 1위나 다름없다. 특히 인도시장에서 저가 소형차 구매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진 20∼35세 인구는 2억6700만 명에 달해 저가차 시장 규모는 상상을 초월할 전망이다.
현대차는 i10 출시를 계기로 올해 인도시장에서 전년비 36% 늘어난 27만3000대를 판매해 1위 탈환을 위한 기반을 쌓아 가기로 했다.
◇인도車, 4대중 3대가 '소형'
작년 인도 자동차 시장규모는 117만7000대, 올해는 132만7000대로 약 13% 성장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전세계 자동차 수요가 3.7%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초고속 성장세다.
차급별로 보면 작년 미니급과 컴팩트급 등 소형차가 91만1000대 판매돼 전체 시장의 77%를 차지했다. 이는 그 간 인도시장에 적합한 모델을 갖추지 못했던 도요타, 혼다, GM 등의 글로벌 유수메이커들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없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현재 인도 승용차 시장은 지난 82년 일본 스즈끼와 합작을 통해 기술을 확보한 인도 현지업체 마루티가 시장점유율 52.4%로 1위를 달리고 있다. 다음으로 현대차가 시장점유율 17.0%로 2위다. 지난 98년 마루티 시장점유율 79.0%, 현대차 2.7% 였던 것에 비하면 현대차의 엄청난 성장세다.
현대차 인도법인 김영상 부장은 "인도 진출 해외업체들이 제품 수명이 다된 구형 모델을 인도시장에 판매, 인도 소비자를 무시한다는 인식을 심어준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면서 "반면 현대차나 인도 현지업체들은 소비자 요구에 맞는 경차·소형차를 개발하는 데 주력, 높은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쟁 점화
현재 인도에서 시판 중인 모델 중 가장 낮은 가격의 차는 마루티 800으로 20만루피(약 500만원)대에 팔리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 판매될 타타 나노차는 이보다 절반가격에 불과하다. 플라스틱 부품을 사용하는 원가절감으로 인도 자동차 시장의 판도를 바꿀 욕심이다.
이에 마루티 역시 기존 모델을 새로운 디자인으로 재출시하고, 합작사인 일본 스즈끼 경차를 기반으로 한 660cc 저가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오토바이 전문업체인 바자즈도 르노와 공동으로 3000달러대 저가차를 개발중이다.
인도에 진출한 해외업체들은 초저가차 보다는 일정 수준 이상의 상품성을 갖춘 소형차 모델에 주력하고 있다.
도요타는 EFC(Entry Family Car)라는 저가차로 2010년부터 인도에서 생산, 판매할 예정이다. 폭스바겐은 1만유로(약 1400만원) 미만의 저가차 2종을 개발중이다. 특히 이 모델 중 하나는 7000유로(1000만원) 미만으로 인도에서 생산될 것으로 알려졌다.
소형모델 부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포드도 향후 2년 내 1000만원 이하의 저가 소형차를 투입할 계획이다.
인도 시장 공략을 위한 업체간 전략적 제휴도 활발하다.
타타는 피아트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양사간 유통망과 마케팅을 공유하기로 했다. 6만대 생산능력의 피아트 인도공장은 10만대로 확장하고, 25만기의 디젤 엔진과 변속기를 공동 생산키로 했다. 이를 통해 타타는 기존 15만대 생산능력으로는 부족했던 승용차 공급을 확대하고, 증가하는 디젤 수요에도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마루티는 닛산과 제휴를 통해 유럽으로 수출될 닛산 소형차를 마루티가 생산할 계획이다.
◇현대차 '인도신화' 써간다
그 결과 인도공장 가동 후 19개월만인 2000년 4월 생산누계 10만대를, 2006년 3월에는 인도 자동차산업 역사상 최단기간 생산누계 100만대를 돌파했다.
올 1월에는 인도 내수 2만4301대, 수출 1만3400대 등 총 3만7701대를 판매해 인도법인 설립 이래 최다 판매 기록을 갱신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올해 인도 내수에서 27만3000대, 해외 수출 25만7000대 등 전년비 62.2% 성장한 53만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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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억달러의 투자비를 들여 개발한 i10은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인도 '올해의 차' 시상식에서 4관왕을 차지한 만큼, 이를 집중적으로 홍보하면서 주력모델로 자리잡게 할 방침이다. '올해의 차' 4관왕은 인도 자동차 역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실제로, 첸나이 현대차 딜러점에서 만난 아르차나(ARCHANA)씨는 마루티 보다 현대차가 우수하다는 평가다.
그는 "i10을 사러 왔다"면서 "i10은 이미 많이 팔린 상트로 보다 업그레이드 된 모델이라 마음에 든다"고 밝혔다. 그는 현대차의 장점으로 스타일리쉬한 디자인과 넓은 정비망, 서비스 품질을 꼽았다.
그는 "경쟁차종인 마루티의 스위프트도 타 봤는데 i10이 파워가 더 좋고 공간도 넓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현대차는 소비자들이 강점으로 꼽은 판매조직과 딜러망을 더욱 확충, 소비자 접점을 넓혀 간다는 방침이다. 지역별 판매거점을 현재 4곳에서 8곳으로 늘리고, 각 거점별 딜러망도 작년말 230개에서 올해는 300개까지 늘리기로 했다. 정비망은 579개에서 675개로 확대하고 정비인력도 4700명까지 확보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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