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경 "정치인들이 만든 지역감정, '화려한 휴가'로 녹았으면"

  • 등록 2007-07-14 오전 9:21:23

    수정 2007-07-15 오전 1:44:25


[이데일리 유숙기자]“빨리 개봉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영화 ‘화려한 휴가’(감독 김지훈, 제작 기획시대)의 주인공 김상경을 13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영화의 개봉을 앞두고 5일 서울 언론 시사회를 시작으로 대구, 부산, 광주 지역 등에서 시사회를 가졌다. 
 
김상경은 지방 시사회에서 만난 많은 관객들로부터 기대 이상의 뜨거운 호응을 접해 상당히 고무된 모습이었다

◇ "대구도 부산도 광주도 모두 눈물 바다"

그는 “대구, 부산 지역 시사 전에는 그분들이 광주 이야기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궁금했는데 편견 없이 관객 모두 감동하고 우는 모습을 보니 이번엔 광주가 걱정이었다”며 “자신들의 이야기인데 만약 그분들이 싫어했다면 근본에 어긋나는 일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김상경은 광주 시사회 때 5.18 민주화 항쟁 때 앞장섰던 고 윤상원 열사의 동생과 당시 도청에서 살아남은 시민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들은 김상경의 우려와 달리 호의적인 반응이었다고 한다.
 


김상경은 시사회 전 영화의 일부 장면에 나오는 폭력이 너무 과격한 것 아닌가 걱정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광주 시민들은 “더 끔찍한 일들이 많았는데 많이 순화시킨 것 같아 더 좋다. 만약 폭력성이 심해 비호감적으로 그려졌다면, 다시 광주만의 이야기가 됐을텐데 다른 지역 분들도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해 마음을 놓았다.

◇ "정치가들이 만든 지역감정 영화 한 편으로 포용되는 것 느껴"

부산 시사회에서는 관객들이 광주 시민들의 생각을 궁금해 했고, 김상경은 촬영 당시 한 유가족과 만났던 일을 들려줬다.

“제가 광주에 갔을 때 한 분이 제 손을 잡고 '이 곳에서 시신을 수습했고 저 쪽에서는 돌을 날랐다. 우리는 너무 잘 알고 있으니 열심히 찍어서 경상도 분들에게 보여달라'고 말한 걸 이야기하자, 극장에 모인 부산 시민들이 일제히 박수를 치는데 정말 가슴이 뭉클했다."

김상경은 이야기 끝에 “정치가들이 만들어 놓은 지역 감정이 영화 한 편으로 이해하고 포용되는 것을 지방 시사회를 돌면서 느꼈다”며 “그럴 때마다 빨리 개봉해서 많은 분들이 봐줬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정치적 이데올로기보다 마음으로 상처를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그는 “그런 의미에서 우리 영화에 아주 만족하고 있다”며 흡족해 했다.

‘화려한 휴가’는 26일 개봉한다.

(사진=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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