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경제 희망 ‘큰 孫’에서 나온다

니혼게이자이, 신년 톱으로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 다뤄
  • 등록 2006-01-05 오전 7:24:17

    수정 2006-01-05 오전 7:24:17

[조선일보 제공] 일본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2006년 신년호 1면 톱에 게재한 시리즈 제목은 ‘일본의 힘―반전, 강한 시대가 시작됐다’다. 15년 장기 불황을 뚫고 일본이 다시 웅비하기 시작했다는 내용. 이 시리즈 첫머리에 등장하는 뉴 재팬의 기수는 일본 소프트뱅크 사장 ‘손 마사요시’, 즉 손정의(孫正義)다.

1990년대 후반 급부상한 인터넷 영웅들이 거품 붕괴와 함께 명성을 잃은 한국과 달리 손정의는 일본에서 꾸준히 자기 영역을 확장해 왔다. 하지만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손정의를 시리즈 첫 주인공으로 소개한 것은 뜻밖에 그가 후쿠오카(福岡)시에 건립을 추진 중인 사이버대학 때문이다. 손정의가 어린 시절에 품었던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겠다는 꿈, ‘인간 만들기’의 꿈을 실현하려는 손정의의 도전정신을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뉴 재팬의 ‘사무라이정신’으로 꼽은 것이다.

이 점은 작년 4월 1일 도쿄 오다이바에서 열린 소프트뱅크그룹 입사식에서도 드러났다. 당시 신입사원 앞에서 축사를 한 인물은 일본의 국민적 영웅 오 사다하루(王貞治·왕정치) 호크스 감독이었다. “손 오너의 정열, 도전정신, 지는 것을 싫어하는 승부욕을, 여러분 자신의 양식으로 삼기를 바란다!” 박수가 터졌다.

오 감독의 축사를 경청한 신입사원은 2187명. 같은 시기 일본 최고·최강 기업 도요타자동차의 신입사원이 2696명었던 것과 비교하면 일본 경제계에서 손정의의 존재감은 뚜렷하다. 대형 전자업체인 히타치제작소의 신입사원은 그해 800명에 불과했다.

손정의는 지난 2003년 초고속 통신망사업을 시작, ‘인터넷 후진국’ 일본을 ‘인터넷 사용료가 세계에서 가장 싼 나라’로 탈바꿈시켰다. 사업 초기 눈덩이처럼 불어난 초고속 통신망사업의 적자 규모도 급격히 줄어들어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소프트뱅크가 작년 상반기 흑자로 돌아섰다. 이밖에 인터넷증권업, 위성통신업(J스카이B), 은행업(일본채권은행 출자) 등에도 진출했다. 손정의의 지론은 “1등이 되지 않을 사업에는 처음부터 손대지 않는다”는 것. 실제로 무리한 투자처럼 보였던 이들 사업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제 궤도에 올라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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