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edaily 안근모특파원] "미국 집값 거품의 붕괴는 경상수지 조정에 의해 촉발될 것이다."
모건스탠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스티븐 로치가 24일 다시 독설을 쏟아냈다. 그는 이날 `거품이 거품을 낳고`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5년전의 주가 거품이 지금의 집값 거품을 낳았다"면서 "집값에 거품이 없다고 주장이 나오는 것조차 5년전과 끔찍하게 닮았다"고 지적했다.
주가거품 붕괴이후의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3년간 동원된 초저금리 정책이 채권가격 거품을 낳았고, 이것이 가계대출 붐과 주택가격 거품으로 이어졌다는 것.
로치는 "연준이 일본의 사례에서 `거품 붕괴 이후에는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점을 배운 것은 사실이지만, 이후 저금리 온상에서 벗어나는 법은 배우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거품 붕괴이후 새로운 거품이 발생해 부푸는 과정에서 중립수준으로의 금리인상이 가져올 잠재적 충격은 더욱 커졌고, 이로 인해 `저금리 상황이 지금처럼 지속될 수 밖에 없다`는 도덕적 해이까지 생겨나 거품을 더욱 키우고 있다는 것이 로치의 분석이다.
로치는 따라서 지금의 자산가격 및 가계부채 거품은 자신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내파(內破)할 때까지 스스로 확대 재생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자산가격 거품과 미국 경제의 불균형은 한 몸"이라면서 "거품 붕괴는 미국 경상수지 조정에 의해 촉발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미국의 경상수지 조정은 피할 수 없으며, 이는 달러화와 미국의 실질 금리에 (각각 하락 및 상승) 압력을 가해게 된다. 부풀대로 부푼 거품과 미국 경제는 서로 충돌할 수 밖에 없는 경로에 놓이게 된다"는 것이 로치의 시나리오다.
그는 "이런 상황이 무난하게 마무리되기를 우리 모두 바라고 있지만, 거품과 그에 따른 경제 불균형이 커지면 커질 수록 그렇게 되기는 더욱 어려워진다"면서 "미국의 집값 거품이 그냥 생겨난 게 아니라 지난 1990년대의 주가 거품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