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리포트)미 항공주, 날개 없는 추락

  • 등록 2002-10-21 오전 8:33:20

    수정 2002-10-21 오전 8:33:20

[뉴욕=edaily 이의철특파원] 미국의 항공주들이 좀처럼 불황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3분기 어닝 시즌을 통해 확인되는 항공종목들의 실적은 상황이 그리 간단치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항공산업에 드리워진 불황의 그림자는 생각보다 깊고 어둡다.

최근 실적을 발표한 노스웨스트는 3분기에 총손실 4600만달러, 주당손실 55센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월가의 예상치인 주당손실 82센트보다는 손실폭이 줄어든 것이지만 언제쯤 분기손실에서 벗어나게 될 지는 예측하기 힘들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컨티넨털항공도 역시 3분기 총손실 3700만달러, 주당손실 55센트로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의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됐다. 컨티넨털항공은 3분기중 영업익은 흑자를 기록할 수도 있었지만 보안비용을 포함한 각종 초과 부담으로 손실이 발생했다.

미국내 3위의 항공사인 델타항공은 최근 전체 인력의 12%에 해당하는 직원 8000명을 추가감원키로 했다. 델타측은 "승객수가 현저히 감소하고 있고 재무적 손실이 증가하고 있어 감원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델타항공 역시 3분기에 주당 2.67달러의 손실을 기록해 전년동기의 주당손실 2.13달러보다 손실이 크게 늘었다.

아메리칸에어라인의 모기업인 AMR도 3분기 주당손실이 3.05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월가전문가들의 예상치인 3.06달러보다는 적은 것이지만 상황이 어렵긴 마찬가지다. 회사측은 단기간에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밝혔다.

미국내 2위사업자인 유나이티드에어라인의 모회사인 UAL도 3분기중 5억300만달러, 주당 8.82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월가전문가들의 예상치인 주당 7.42달러에 비해 손실폭이 훨씬 확대된 것이다. 더구나 구조조정비용 등을 포함할 경우 3분기의 손실은 8억8900만달러로 10억달러 가까운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에 UAL은 5억4200만달러의 적자를 냈다.

현재 유나이티드에라인은 노조측과 추가적인 경비절감안에 대해 협상을 진행중이다. 노조측의 양보를 통해서 향후 5년반 동안 58억달러의 경비를 절감한다는 것이 골자다. UAL의 경영진은 "아직 파산보호신청을 할 단계는 아니다"고 밝혔지만 이미 정부보조금이 없으면 안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미국내 7대 항공사인 US에어웨이는 누적되는 적자를 이기지 못하고 지난 8월 파산보호신청을 했다.

항공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근본적인 이유는 항공기를 이용하는 승객들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9.11테러가 여기에 직격탄을 날렸다.

미 연방항공청(FAA)에 따르면 지난 2000회계년도(99년 10월 1일~2001년 9월 30일)에 6억9500만명에 달했던 항공여객수는 올 회계년도(2001년 10월 1일~9월 30일)에 6억명으로 줄었다. 연방항공청은 이같은 승객감소가 올해를 고비로 개선돼 내년 회계년도엔 다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긴 하지만 항공업계의 적자가 개선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물론 모든 항공사들이 적자를 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와중에 소규모 셔틀여객기를 운영하는 제트블루 에어웨이라는 곳은 6분기 연속 흑자를 낸 데 이어 이번 분기에도 흑자가 예상된다. 제트블루는 심지어 9.11테러가 발생했던 지난해에도 승객수가 증가하고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제트블루는 뉴욕을 기반으로 한 소규모 항공사로 국내선(미국내 노선)만 취급한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티겟을 판매하며 간단한 보안검색, 짐을 갖고 타게 하는 방식을 통해 비용을 절감했다. 2분기에 1460만달러의 순익을 내 지난해 동기 대비 37% 순익이 증가했으며 3분기엔 톰슨파이낸셜/퍼스트콜에 따르면 주당 28센트의 순익이 예상된다.

창업한 지 불과 2년 6개월 밖에 안된 소형 항공사인 제트블루는 이같은 성공을 바탕으로 지난 5월 나스닥시장에 상장됐다. 현재 주가는 35달러대로 델타(8달러대) 컨티넨탈(5달러대) 노스웨스트(6달러대) 사우스웨스트(13달러대) 어메리칸에어라인(4달러대) UAL(1달러대) 등에 비해서 압도적으로 높다.

니치마켓을 파고 들어 입지를 굳힌 젯트블루의 사례를 보면 혁신하는 기업만이 살아남는다는 평범한 진리를 되새기게 된다. 불친절한 승무원, 잦은 연착, 뒤바뀌기 일쑤인 수화물 등 미국내 항공기 이용 고객이 줄고 있는 이유가 단순히 테러에 대한 공포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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