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됐던 세계 바둑 챔피언 이세돌과의 대결에서 알파고는 ‘4대 1’로 이세돌을 이겼다. 하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알파제로’(AlphaZero)와 같은 후속 버전의 소프트웨어는 인간의 사전 지식을 전혀 필요로 하지 않았다. 이 시스템은 인간 플레이어가 제공하는 지식이나 정보에 의존하지 않고 수백만 번 넘는 자가 훈련을 통해 스스로 학습하면서 기존 알파고를 능가하는 수준의 성능에 도달했다. 알파고의 승리는 인공지능(AI)의 새로운 시대를 예고했다. 대대적인 기술 변화가 다시 한번 새 물결(wave)을 일으키기 시작한 것이다.
책은 AI와 인류의 새로운 미래를 담았다. 알파고 개발의 주역이자 딥마인드(영국의 AI 프로그램 개발 회사)의 창립자인 저자가 직접 AI 산업의 미래를 전망하고 이에 따라 무엇이, 어떻게 바뀔 것인지 예측했다. 저자는 AI의 발전이 가까운 미래에 인류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내릴 것이라고 말한다.
다가오는 물결의 고유한 특징으로는 ‘비대칭성’ ‘초진화성’ ‘만능성’ ‘자율성’을 꼽았다. 특히 만능성을 ‘옴니유즈’(omni-use technology)라 명명하며 어디에서나 쓸 수 있는 범용성을 강조했다. AI는 ‘새로운 전기’이며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 깊숙이 침투해 로봇, 생물학, 화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해당 산업의 발전을 이끌 것으로 전망했다.
핵무기와 달리 AI 기술은 다양한 측면에서 활용할 수 있으므로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규제에 실패할 수 있다. AI 기술을 정부와 사회가 적절하게 관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억제’가 필요한 이유다. 저자는 AI를 일일이 규제하기보다 적절하게 견제할 수 있는 지배구조, 억제할 수 있는 기술 등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갖춰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적절하게 통제하고 억제할 수 있어야 AI가 인류의 축복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