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가운데 업계에서는 미국 시장에서 한국, 일본 등 해외 완성차 브랜드가 본격적인 반사이익 수혜를 입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신차 수요가 꾸준한 상황에서 현지 소비자가 미국 브랜드 밖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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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UAW는 지난달 15일(현지시간)부터 미국 3사를 상대로 조업 중단을 벌이고 있다. 파업에 동참한 UAW 조합원은 전체 조합원의 17% 수준인 2만5000명을 돌파했고, 공장 수 역시 최대 다섯 곳까지 늘어났다.
UAW는 4년간 36% 임금 인상, 주 32시간 근무제 도입 등 처우 개선과 전기차 전환에 따른 고용 안정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20% 인상을 고수하는 3사와의 교섭이 난항을 겪으며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따라서 미국 완성차 3사가 생산 차질로 인해 입을 피해 규모 역시 커지고 있다. 현지에서는 이번 파업에 따른 3사의 피해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컨설팅업체 앤더슨이코노믹그룹(AEG)은 이번 파업으로 GM·포드·스텔란티스가 12억달러(약 1조6200억원) 규모의 직접적 손실을 입을 것으로 추산했다. 여기에 임금·공급망 등 추가 손실을 포함할 경우 40억달러(약 5조4000억원) 수준까지 규모가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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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파업으로 인해 신차 공급이 늦어지고 판매가 안 되면 결국 수요를 대체할 차량이 필요하다”며 “우리나라나 일본 차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어 반사이익이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출과 현지 생산을 결합해 물량을 대고 있는 해외 브랜드의 경우 생산 차질이 없어 일정한 공급량을 유지할 수 있다. 현지 공장 근로자가 UAW에 가입하지 않아 파업 여파도 없다.
실제 9월 미국 내 한국·일본 브랜드의 신차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현대차그룹(현대차(005380)·기아(000270)·제네시스)은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8.4% 늘어난 총 14만2869대를 팔아치우며 역대 가장 많은 월간 판매량을 기록했다. 일본 혼다(45.5%), 토요타(12.9%) 등도 두 자릿수 성장률을 찍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 같은 반사이익 효과가 점차 커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UAW 파업으로 인해 신차 재고가 조정기에 들어서면서 현대차·기아와 토요타, 혼다 등 해외 브랜드의 수혜가 구체화할 것이란 예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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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전문가들은 국내 브랜드가 반사이익을 볼수록 리스크 또한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미국 정부의 보호무역주의가 심화하면서 해외 자동차 기업에 대한 경계심이 커진 것이 바탕이 됐다. 여기에 파업으로 인해 자국 기업과 근로자가 모두 피해를 입은 반면 한국과 일본 기업이 점유율을 늘리며 이익을 본다면 미 정부가 징벌적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필수 교수는 “문제는 미국 정부와 기업이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라며 “특히 대선을 앞두고 (후보들이) 표 의식을 하는 상황에서 한 기업의 점유율이 커진다면 ‘한 방’을 먹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책과 시장 분위기를 보며 전략적인 판단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지역별로 특화한 시장을 찾는 것도 방법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