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규제 무관 현금부자 몰렸다…강남아파트 신고가 행진

반포자이 56억·잠실엘스 34억 등
불황 무색 신고가 거래 줄이어
시장 안정화되면 반등 탄력 붙을 듯
  • 등록 2023-08-16 오전 6:00:00

    수정 2023-08-16 오전 6:00:00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강남아파트가 불황에도 신고가를 이어가면서 ‘그들만의 리그’를 공고히 쌓고 있다. 앞서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출이 금지되면서 자본력을 갖춘 수요자만 매매에 나선만큼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에도 압박받지 않는 모습이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단지 모습.
1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권에서 신고가를 찍는 아파트들이 이어지고 있다. ‘반포자이’ 전용 165㎡형은 7월 56억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반포동 대장아파트로 알려진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111㎡형도 6월 50억 5000만원에 계약서를 쓰며 기존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 외에도 반포동에선 ‘반포래미안아이파크’와 ‘신반포7(잠원동)’도 신고가 행진을 이어 나갔다. 송파구에서도 신고가 아파트가 나왔다. 잠실한강공원 남단에 위치한 ‘잠실엘스’ 전용 119㎡형은 6월 34억 5000만원에 팔렸다. 이 주택형은 직전최고가 34억원을 두 달만에 뚫었다.

입주를 앞둔 분양권도 몸값을 높이고 있다. 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84㎡ 입주권은 지난달 15일 45억 9000만원(13층)에 중개 거래되면서 신고가를 찍었다. 이 평형은 같은 날 6층이 37억원에 거래됐고, 직전달에는 21층이 37억1400억원에 거래된 바 있다. 해당 면적대는 조합원 물량으로만 공급됐는데, 지난 2021년 6월 분양 당시 조합원 분양가에서 프리미엄만 20억이 넘게 붙은 모습이다.

원베일리 전용 59㎡도 이달 2일 28억 9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이 평형은 일반분양가가 최대 14억대로, 시세 차익이 분양 당시보다 두 배를 웃돌고 있다. 원베일리는 2990가구 대단지로 이달 말 입주를 앞두고 있다.

강남권 부동산시장은 불황에도 비교적 견고한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에 따르면 강남구와 서초구 아파트가격 하락추이는 서울 평균을 크게 밑돌았다. 아파트가격 하락세가 가장 두드러졌던 지난해 12월 서울은 한달 새 무려 2.96% 하락했지만 강남구와 서초구는 각각 1.87%, 1.46% 하락하는 데 그쳤다.

상승장에서는 오히려 더 빠르게 증가하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7일) 기준 서울은 0.09% 오르며 상승 폭을 유지했지만 송파(0.27%)와 강남(0.18%)은 약 2배, 3배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다.

과거 부동산 규제로 15억원 이상 주택에 주택담보대출이 금지됐던 만큼 강남 수요자들은 대출과 무관한 구매력을 갖춰 불황과 밀접한 동기화를 나타내지 않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영끌족이 주담대 금리 인상 영향으로 매물을 출하하면서 빠르게 처분하는 포지션과는 달리 가격협상에서 버틸 수 있는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것이다.

고준석 제이에듀 투자자문대표는 “아직까지 거래가 정상화 된 것은 아니지만 강남권에서부터 저점이라고 여겨지는 아파트가 직전거래가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대내외 상황이 안정화 될 경우 반등 추세가 확산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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