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주담대 변동금리(신규 취급액 코픽스 연동 기준)는 연 4.08~6.06%로 집계됐다. 6월 초 까지만해도 눈에 띄던 3%대 주택담보대출도 2개월 만에 사라졌다. 대다수 차주에게 적용되는 하단금리 기준으로 보면 현재 금리는 6월 초(연 3.91~6.15%) 대비 0.17%포인트나 올랐다.
주담대 고정금리(혼합형)도 완만한 우상향세를 그리고 있다. 5대 은행 주담대 고정금리는 올해 1월 연 4.82~6.76%에서 올해 4월 초 연 3.33~5.94%까지 낮아졌다가 5월 초(3.70~5.87%), 6월 초(3.99~5.76%) 2개월 연속으로 하단 금리가 높아졌다. 다만 7월 들어 상단이 6%대를 돌파한 뒤 이날 기준으론 연 3.76~5.81%를 기록하며 소폭 낮아졌다.
이러한 상승세는 대출금리의 재료가 되는 코픽스와 시장금리가 견인하고 있다. 먼저 주담대 변동금리의 지표금리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지난해 11월 4.34%로 정점을 찍은 후 올해 1월 3%대로 다시 내려앉았다. 이후 4월(3.44%)엔 올해 기준으로 저점을 찍고 △5월 3.56% △6월 3.70%로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
올 들어 주담대 금리가 또다시 상승 전환하자, 기존 차주들뿐 아니라 신규 차주들의 고민도 깊어가고 있다.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의 끝이 보이고 있다는 기대감에다 주담대 금리 하락 행진을 고려해 ‘변동금리’를 생각했던 차주들은 금리 상승세로 다시 계산기를 두들기고 있다. 일부 변동형 상품을 이용 중인 차주들은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낮은 틈을 타 고정금리로 갈아타야 하는지도 고민하고 있다.
실제 한국은행의 통계에 따르면 6월 주담대 신규 취급액 중 고정금리 비중은 77%로 전달 대비 3.7%포인트 낮아졌다. 한은은 변동형 금리 하락 폭이 고정형보다 컸고, 향후 금리 인상에 대한 전망도 이전만 못 해지면서 변동형 대출을 찾는 차주들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출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각종 사이트에선 “연초보다 금리가 하락하는 추세라고 해서 변동금리로 대출받으려고 했는데, 갑자기 금리가 상승하니까 당황스럽다”, “지금은 고정형이 더 싼데, 향후 5년간 멀리 보면 금리가 하락할 것 같아서 변동형으로 가야 하나 고정형으로 가야 하나 고민스럽다”는 글들이 공유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내 차주들은 통상 5~10년 정도 계획하고 주담대를 사용하는데, 막상 상품을 선택할 땐 당장 적은 원리금을 낼 수 있는 상품을 고르는 경우가 많다”며 “코로나19 이후 가파르게 기준금리가 상승하면서 고정형 금리가 변동형 금리보다 높다는 공식이 깨졌다. 이 시기를 사용해 확정적으로 금리가 싼 상품을 쓰는 게 유리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남종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원은 “시장금리 하락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돼 있고, 미국 금리를 기계적으로 따라가지 않겠다는 한국은행의 입장은 한미간 기준금리차(2%)를 현 수준까지는 용인할 수 있다는 것으로 분석한다”며 “국내 시장금리도 하방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금리시장의 변수는 여전히 한미 기준금리차”라고 했다. 이어 “한미간 금리차가 지금보다 더 확대될 가능성은 낮긴 하지만, 미국에서 금리 상승 신호를 주면 국내에선 곧바로 외국인 자금 유출, 금융 외환시장 불안정으로 이어진다. 금리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는 변수가 많아 이를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도상환수수료가 없는 주담대 상품을 적극 활용하라는 조언도 있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미국과 달리 한국은 기준금리를 단번에 확 내릴 수 있는 환경이 아닌 만큼, 한미간 금리차가 적정 수준이 될때까지는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상품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특별보금자리론과 인터넷은행들의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정책’을 활용하면, 변동금리 상품의 장점을 고정금리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