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리그 3곳과 루키리그 2곳을 뽑은 기업구조혁신펀드의 관심은 누가 루키리그 주인공이 되느냐였다. 당초 ‘마땅한 운용사가 없으면 뽑지 않을 것’이라던 예상을 뒤엎고 나온 결과여서 더욱 관심을 끈다. 시장에서는 기회가 창출됐다는 점은 환영하면서도, 루키리그 운용사들이 안정적인 펀딩에 성공할 수 있을지를 두고 다양한 견해를 쏟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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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자본시장에 따르면 캠코는 지난달 28일 기업구조혁신펀드 4호의 자펀드 위탁운용사(GP) 5곳을 선정했다.
일반리그에서는 △에스지프라이빗에쿼티 △우리프라이빗에쿼티자산운용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 등 3곳이 최종 선정됐다. 루키리그에서는 △제이커브인베스트먼트-디케이파트너스(공동운용) △퍼즐인베스트먼트코리아-프롤로그벤처스(공동운용) 등 두 곳이 선정됐다.
눈길을 끌었던 것은 루키리그 결과였다. 캠코는 루키리그에 출자공고일 기준으로 설립 후 5년 이내의 법인만 지원할 수 있게 했다. 과거에 기업구조혁신펀드 운용사로 선정된 전력이 없어야 하고, 블라인드펀드 운용 규모가 약정 총액 기준 500억원 이내라는 지원 요건도 달았다.
캠코 측은 “심사 기준에 못 미치면 정해진 운용사 숫자를 다 채우지 않을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캠코 관계자는 최종 심사를 앞두고 “신진 운용사 육성이라는 취지로 초반부터 (루키리그에 대한) 논의가 있었고, 이를 실천하는 것이다”면서도 “역량이나 심사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데, 억지로 뽑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냉정한 펀딩 시장 뚫어낼지가 관건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루키리그에 할당된 두 자리를 모두 채우게 됐다. 공교롭게도 두 자리 모두 공동운용으로 참여한 운용사들이 선정됐다. 의기투합을 통해 펀딩 부담을 줄이고, 운용 역량을 보강하겠다는 전략이 결과적으로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루키리그 내지는 신생 운용사를 육성하려는 움직임이 자본시장에서 그간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1차 심사 기준조차 충족하지 못하는 결과가 잇따르자 해당 부문을 유지하는 것이 맞느냐는 반론도 적잖았다. 한 기관 투자자는 “최소 충족 기준은 넘어야 심사도 하고 출자도 하는 건데,(그 기준을) 넘지를 못하다 보니 내부에서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말이 많았다”고 전했다.
자본시장에서는 모처럼 나온 루키리그 결과를 보면서 다양한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기회가 간절했던 운용사들 입장에서는 ‘좁은 문’이 열렸다는 점에서 환영하고 있다.
반면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루키리그에 선정된 운용사들의 그간 트랙레코드(투자이력)를 봤을 때 기업구조혁신펀드라는 취지에 맞는지 의문 부호가 찍히고 있다. 관련 투자가 많지 않았는데 잘 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펀딩을 조성하는 과정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도 이때문이다. 한 PEF 운용사 대표는 “신생사 기준으로는 350억원 규모 출자는 적은 규모가 아니다”며 “최소 기준으로 제시한 펀드 규모를 채우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