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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고용노동부의 ‘고용행정 통계로 본 2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고용보험 상시가입자는 1471만7000명으로 지난해보다 35만7000명(2.5%) 증가했다.
수치상으론 고용시장이 크게 개선된 모습이다. 고용보험 가입자 수 증가 폭이 커지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일자리가 늘어났다고 볼 수 있다. 특수고용직·플랫폼 종사자나 자영업자, 초단시간 노동자를 뺀 고용보험 가입 상용·임시직 근로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분야별로 보건복지(8만8000명)나 제조업(8만4000명), 정보통신(4만7000명), 전문과학기술서비스(4만3000명), 숙박음식(3만9000명) 늘었다.
고용부는 “제조업은 생산 및 수출 감소 등 어려운 고용 여건에도 금속가공, 기계장비, 전자통신, 식료품 등을 중심으로 2021년 1월 이후 증가 지속 중”이라며 “서비스업은 돌봄·사회복지 및 비대면 수요 증가, 대면활동 정상화 등으로 전체 가입자 증가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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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기간 비전문취업(E9) 비자와 조선족의 방문취업(H2) 비자를 발급 받은 외국인의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13만명으로 7만8000명 늘었다. 전체 고용보험 가입자 수 증가(35만7000명)의 약 22%가 소수의 외국인 근로자인 셈이다. 특히 제조업만 놓고 보면, 전체 고용보험 가입자 수 증가(8만4000명) 중 82%에 이르는 6만9000명이 외국인 근로자였다. 외국인을 뺀 내국인 고용보험 가입자 수 증가는 27만9000명, 특히 제조업은 1만4000명에 그친 셈이다.
정부의 외국인 근로자 고용보험 가입 의무화 여파다. 정부는 지난해 2021년 30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E9·H2 비자 발급 외국인 근로자의 고용보험 가입을 의무화한 데 이어 올초 이를 10인 미만 사업장에도 적용했다. 올해부터 사실상 모든 외국인 근로자의 고용보험 가입을 의무화한 것이다.
외국인 근로자 자체도 늘었다. 정부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제조업 구인난 해소를 위해 외국인력 신속 입국 지원 정책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E9 비자를 받아 입국한 외국인 근로자는 2018년 5만4000명에서 2020년 7000명까지 줄었으나, 지난해 8만8000명으로 급증했다.
이 같은 고용시장의 ‘외국인 주도 성장’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리란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온다. 정부가 제조업 인력난을 이유로 올해 외국인력 규모를 대폭 확대하고 관련 규제도 완화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열악한 처우와 근로환경으로 내국인 구직자는 찾지 않는 일자리를 외국인력으로 채우는 악순환이 계속되리란 것이다. 국내 일자리 시장의 임금과 복지의 격차가 심화하는 현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해소 없인 이 같은 구조도 바뀌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의 전망이다.
천경기 고용부 미래고용분석과장은 “제조업의 경우 내국인의 고용보험 가입자의 증가 폭이 굉장히 낮아지고 있다”며 “앞으로 고용이 좋아지는 측면이 있지만, 이는 내국인보다는 외국인 중심으로 좋아지는 부분이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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