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선 운임, 12주 연속 하락…8개월 만의 최저치

SCFI 4263.66…전주比 2.0% 하락
금리 인상·인플레이션 우려 따른 수요 위축
“中 봉쇄 장기화 시 글로벌 공급망 위기”
  • 등록 2022-04-09 오전 8:06:40

    수정 2022-04-09 오전 8:06:40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올해 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던 컨테이너선 운임이 12주 연속 하락하면서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9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항에서 출항하는 컨테이너선 15개 항로의 단기(spot) 운임을 종합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8일 기준 4263.66으로 전주 대비 85.05포인트(2%) 떨어졌다. 이는 4225.86을 기록했던 지난해 8월 6일 이후 약 8개월 만의 최저치다.

SCFI는 지난해 11월부터 10주 연속 상승하면서 지난 1월 초엔 사상 최고치인 5109.60까지 치솟았으나 그 이후 12주째 내림세를 이어오고 있다. 컨테이너선 운임 지수가 12주 연속으로 하락한 건 2011년 12월 16일 이후 10여 년만이다. 다만, 올해 평균 SCFI는 4767.05로 지난해 평균 3791.77보다 여전히 25.7% 높은 수준이다.

(자료=해운업계)
업계에선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우려 등 금융환경 악화에 따른 북미·유럽 등 주요 경제권의 수요가 위축되면서 운임이 약세를 띠게 됐다고 보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선사들이 러시아 기항을 중단하고, 해당 선복을 다른 곳으로 돌리면서 선박 공급이 증가한 점도 영향을 끼쳤다.

여기에 더해 중국 선전시·상하이시 등 제조업 중심지 봉쇄로 중국발(發) 물동량이 줄어들면서 일시적으로 전 세계 주요 항만의 적체가 해소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중국 정부는 자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에 따라 상하이시 등 일부 지역을 봉쇄하는 ‘제로 코로나’(칭링·淸零)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상하이시 봉쇄에 따른 해운·물류 효율성 저하가 글로벌 공급망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상하이항이 세계 최대 컨테이너 항구인 데다가 함께 봉쇄된 지역들에 물류 창고가 집중돼 있어 상황이 장기화하면 글로벌 공급망에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이다. 또 코로나19 사태로 시작된 물류대란이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도 문제다.

덴마크 해운분석업체 씨인텔리전스에 따르면 글로벌 선사들이 정해진 입출항 스케줄을 얼마나 지키는지를 보는 ‘정시성 지표’는 지난 2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0.2%포인트 하락한 34.4%를 기록했다. 역대 최저치였던 지난 1월(30.9%)보다는 상승했지만, 여전히 10척의 선박 가운데 6~7척이 정해진 일정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최건우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부연구위원은 “중국의 도시 봉쇄로 제조업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컨테이너 운송 수요는 일시적으로 감소해 항만 정체에 일시적으로 긍정적일 수 있다”면서 “지난해 옌텐항 폐쇄를 경험한 화주들의 선(先)주문 수요가 더 증가할 수 있어 6월부터 시작되는 컨테이너 성수기 시장을 앞당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8일 기준 각 노선 운임은 대부분 하락했다. 특히 유럽 노선 운임은 1TEU(1TEU는 6m여 길이 컨테이너 1개)당 6157달러로 전주 대비 4.2%(268달러) 떨어지면서 가장 큰 하락 폭을 보였다.

중동 노선 운임은 전주보다 3.4%(90달러) 하락한 1TEU당 2563달러를 기록했고, 호주·뉴질랜드 노선 운임은 전주보다 2.5%(91달러) 하락한 1TEU당 3621달러로 나타났다.

또 남미과 지중해 노선 운임은 한 주 새 2.1%(144달러), 1.0%(66달러) 떨어진 1TEU당 6650달러, 6773달러로 각각 집계됐다.

미주 서안 노선 운임은 1FEU(1FEU는 12m여 길이 컨테이너 1개)당 7860달러로 전주 대비 0.7%(56달러) 떨어졌다. 반면, 미주 동안 노선 운임은 1FEU당 1만581달러로 전주와 비교해 1.8%(186달러) 오르며 8주 만에 반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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