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신대륙 메타버스에 올라타라'…엎치락뒤치락 생존경쟁 치열

[2022 K-메타버스 산업지도]
메타버스, 미래 세대 주축 ‘거버넌스 플랫폼’으로
‘적이자 동지’ 생태계 구축 위한 전방위 제휴
네이버 앞선 가운데 SKT·카카오·컴투스 등 각축전
엔터 4개사도 한축…IP 확보 위한 거미줄 지분 교류
  • 등록 2022-02-23 오전 5:32:00

    수정 2022-02-23 오전 5:32:00

[이데일리 이대호 기자]
K-메타버스 빅뱅-1[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메타버스 꽃이 활짝 피었다. 기업규모에 상관없이 차세대 플랫폼이자 미래 수익원으로 급부상한 메타버스를 겨냥해 일제히 관련 생태계에 뛰어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들어 산업계의 메타버스 대응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관련 제휴·투자 발표가 하루에 몇 건씩 공개되는 등 생태계 전반에서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졌다.

메타버스는 지구촌을 연결한 인터넷의 다음 플랫폼이자 디지털 신대륙으로 불린다. 거의 모든 ICT 기술과 콘텐츠, 서비스를 담을 수 있는 ‘거버넌스(지배구조) 플랫폼’으로 작동할 수 있다. 미래 세대가 주축이 될 생활 공간이기도 하다.

이데일리 신년 인터뷰에 나선 송재준 컴투스 대표는 PC에서 모바일로 다시 그다음 플랫폼으로 ‘메타버스’를 꼽았다. 송 대표는 “10~20대는 기성세대처럼 놀이터의 흙이나 레고(블록)를 가지고 노는 게 아니라 마인크래프트(가상세계)에서 블록을 가지고 노는 감성이 있다. 그들에게 더 자연스러운 세계가 메타버스”라며 “현실의 삶을 가상현실로 옮길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시장은 넷플릭스 화제의 드라마인 오징어게임 속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게임과 비슷한 양상. 경쟁 대열에서 뒤처지거나 대응 적기를 놓치면 자칫 낙오로 이어질 수 있는 생존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 중인 기업 관계자는 “올해 시장 진입이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며 “향후 선점 효과를 누리는 상위 플랫폼으로 쏠림이 일어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K-메타버스 빅뱅-2[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살아 움직이는 ‘K-메타버스’


대한민국(K) 메타버스 시장은 그야말로 살아 움직이는 시장이다. 하루에도 몇 건씩 쏟아지는 메타버스 제휴·투자 소식을 한정된 크기의 지도에 담아내기란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주변부 제휴·투자를 제외하고도 복잡다단한 지도가 나왔다. <이데일리>가 완성한 K-메타버스 산업지도는 2022년 2월 10일 자 기준이다.

메타버스 투자는 이미 수조 단위다. 작년 기준 빅딜은 두나무와 하이브(352820) 간 상호 지분 투자를 꼽을 수 있다. 양사가 손잡고 블록체인 대체불가토큰(NFT) 시장 공략을 선언했다. 메타버스와도 직결되는 투자다. 당시 두나무가 하이브에 7000억원(5.57%)을, 하이브가 두나무에 5000억원(2.48%)을 각각 투자했다.

메타버스 유행 이전에 맺은 투자 관계도 변수다. 카카오(035720)(자회사 연결)가 확보한 두나무 지분은 15.3%. 장외 주가 기준으로 두나무 기업가치는 13조원을 넘나든다. 대략 계산한 지분 가치만 2조원 가량으로 본격적인 혈맹 관계로 발전은 물론 매각을 통한 실탄 활용도 가능하다.

K-메타버스 빅뱅-3[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훌쩍 앞선 ‘제페토’…뒤따르는 ‘이프랜드’


K-메타버스 산업지도에선 ‘제페토’ 진영을 일군 네이버(035420) 비중이 두드러진다.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거침없이 생태계를 확장 중이다. 애초 시장 진입이 빨랐다. 메타버스라는 단어가 유행하기 전인 2018년 출시했다. 다만, 처음부터 잘나가는 서비스는 아니었다. 네이버가 손실법인인 스노우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면서 생명줄을 늘린 것이 주효했다. 네이버가 최근까지 스노우에 투자한 누적 금액만 5970억원이다. 2020년 5월 스노우에서 네이버제트가 분사하면서 제페토 메타버스 행보를 본격화했다.

현재 글로벌 사용자 2억명을 넘긴 제페토에 대항할 K-메타버스는 사실상 없다고 봐도 될 수준이다. 일본 관계사 라인의 제휴·투자 행보를 더하면 독보적이라고 볼 수 있다.

경쟁사 중엔 SK텔레콤 메타버스 ‘이프랜드’가 가장 앞섰다. 투자전문기업 SK스퀘어가 메타버스 생태계를 구축 중이다. 회사는 코빗 거래소의 2대 주주이기도 하다. 대다수 메타버스 사업자가 블록체인 플랫폼을 직접 만들거나 거래소와 투자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업계 전반에서 향후 본격적인 제휴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카카오, 전방위 협력…게임·엔터사도 후끈


카카오(035720)도 메타버스 시장 진입을 예고했다. 메타버스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게임(카카오게임즈)과 블록체인(그라운드X), 엔터테인먼트(카카오엔터)를 확보 중이다. 두나무와 SK텔레콤 지분을 가졌고, 넷마블 손자회사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의 2대 주주이기도 하다. 만반의 준비 태세를 갖췄다. 남궁훈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대표 내정자)은 취임 전부터 메타버스 공략을 전면에 내세웠다.

컴투스(078340)넷마블(251270), 크래프톤(259960)도 유력 사업자들이다. 컴투스는 지난해 메타버스 기업 위지윅스튜디오에 2057억원 등 관련 생태계에만 50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메타버스를 준비 중인 게임 기업 가운데 가장 적극적인 행보다. 넷마블은 게임과 블록체인, 메타버스를 융합한 진화한 형태의 서비스를 고민 중이다. 크래프톤은 최근 네이버제트와 손잡고 시장 진출을 알렸다.

엔터테인먼트 4개사도 K-메타버스 산업지도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향후 메타버스 내에서 가수 공연이 이미 이뤄지는 등 연예인들의 주 무대가 될 수 있다. 콘텐츠 지식재산(IP) 확보 차원에서 제휴·투자 관계가 활발하다. 넷마블은 하이브 2대 주주이고, 하이브는 네이버, 두나무와도 연을 맺었다. 하이브와 JYP엔터테인먼트와 YG엔터테인먼트 3개사는 네이버제트 지분 10%를 확보하는 등 동지와 적이 따로 없는 ‘거미줄’ 같은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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