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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17일 이러한 내용의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의 인사·노무 실무자를 대상으로 조사(105개사 응답)했다.
조사 결과 한국의 노동법제가 기업 경영에 부담이 된다는 응답이 60.0%에 달했다. 도움이 된다는 응답은 20.9%, 별로 부담이 없다는 응답은 19.1%에 그쳤다.
최근 몇 년간 추진된 노동정책 중 기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제도로는 ‘주 52시간제’(52.4%)가 꼽혔다. 이어 ‘최저임금 인상’이 44.8%, ‘중대재해처벌법’이 41.9%로 나타났다. 주 52시간제는 2018년 7월 1일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과 공공기관부터 먼저 시행됐으며, 2021년 7월 1일부터는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까지 시행되고 있다.
또한 전경련은 2018~2019년 사이 최저임금이 29.1%나 상승한 것을 지적하면서 단기간의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대기업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일부 업종에서 임금 단체협상 시, 최저임금 인상률이 임금인상 기준으로 반영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올해 가장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노동 부문 현안은 ‘최저임금 인상’(38.1%)이 꼽혔다. 이 밖에 ‘정년연장 논의’(35.2%), ‘근로시간면제 심의 결과’(31.4%) 순이었다. 전경련은 “최저임금 결정을 둘러싼 매년 반복되는 노사갈등은 기업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며 “올해는 계속고용제 등 정년연장에 관한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고, 노조 전임자의 근로시간 면제 한도를 재설정하기 위한 심의가 9년 만에 열리면서 새로운 노동 현안 이슈도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가장 개선해야 할 노동 과제는 ‘중대재해처벌법’
노사현안 이외에 기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는 외부 변수로는 코로나19가 71.4%로 조사됐다. 이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확산’ 35.2% △‘탄소중립’ 33.3% △‘공급망 불안정’ 32.4% 순이었다.
한편 가장 많은 기업들이 올해 인사·노무 중점 방향으로 꼽은 것은‘유연근무제 확산’(46.7%)이었다.‘노사관계 안정화’가 42.9%,‘신규인재 확보’가 32.4%로 뒤를 이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경련은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유연근무제, 재택근무 등 근로 형태가 다양화 하고 있는데 기존의 획일적이고 경직적인 노동법제로는 대응하는데 한계가 있다”며“근로시간을 유연화하는 것은 물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게 전반적으로 낡은 노동법제를 재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응답 기업의 21.0%는 작년 노사관계를 불안하다고 평가했으며, 내년 노사관계도 21.9%가 불안할 것이라 전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정책실장은“최근 몇 년간 노동 규제가 급격히 강화되면서 기업들이 경영활동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강화되는 노동 규제에도 불구하고 대기업들이 그 어느 때보다 노사관계 안정화에 힘쓰면서 불필요한 분쟁을 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