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화상 인터뷰로 만난 유호현(41)·유찬현(39) 옥소폴리틱스(이하 옥소) 공동대표는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국내 대형 포털들을 언급하며 이같은 포부를 밝혔다. 스타트업계의 무덤으로 불리는 ‘정치’를 주제로 한 플랫폼을 제대로 키워, 옥소만 보면 국내 정치 흐름을 한눈에 알 수 있게 만들겠다는 목표다.
데이터 기반 종합 정치 플랫폼 지향
옥소는 형인 유호현 대표의 개인적인 ‘일탈’에서 출발했다. 유호현 대표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트위터와 에어비앤비를 거치며 7년여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근무해왔다. 그러던 중 코로나19 팬데믹이 터지면서 근무 중인 에어비앤비의 연구개발(R&D) 파트 업무가 사실상 정지상태에 접어들었고, 그 사이 평소 관심을 가지고 있던 정치 분야를 주제로 한 웹사이트를 개설한 것이 시작이었다.
유호현 대표는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면서 항상 데이터 기반으로 의사 결정을 내리는 것이 인상 깊었다”면서 “이것을 정치에 접목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홈페이지를 작게 만들어 혼자 운영하던 것이 시작이었다. 그런데 한국에서 스타트업이 정치를 바꿨으면 좋겠다는 분들이 대거 투자해주시면서 회사로 커지게 됐다”고 말했다.
옥소는 퓨처플레이, 해시드, 이재웅 다음 창업자(전 쏘카 대표) 등으로부터 누적 27억원가량의 투자를 유치해 작년 7월 본격 서비스를 개시했다. 최근 대선 정국에 접어들면서 이용자가 급격히 증가해 현재 누적회원수 10만명, 월간 활성 이용자수 8만6000명을 기록 중이다. 유호현 대표 혼자 시작했던 회사의 직원도 20여명으로 늘었다.
동생인 유찬현 대표는 작년 투자 유치와 함께 서비스를 본격 개시하면서 합류했다. 원래 미국감리교회에서 협력목사로 목회를 하던 성직자였는데, 유호현 대표의 사업 비전에 공감해 여러 사업 아이디어를 내며 현재의 서비스 체계를 구축하는 데 힘을 보탰다.
두 형제는 지금의 한국 정치는 ‘산업화’와 ‘민주화’ 흐름을 지나 이제는 ‘자아실현’을 위해 살아가는 세대가 처음 출현한 시대라고 봤다.
|
옥소에는 매일 정치적 이슈에 대한 뉴스 및 질문이 올라오고, 사용자들은 이에 대해 O·X·△로 피드백할 수 있다. 정치인들의 개별 페이지는 마치 해당 정치인의 SNS 공간처럼 가공돼 소식이 올라오며, 사용자들은 실시간으로 댓글을 달거나 톡방을 개설해 의견을 나눌 수도 있다. 참여자들의 옥소 활동은 성향·연령·성별로 구분돼 투명한 데이터로 전부 공개된다.
유찬현 대표는 “매일 이뤄지는 사용자들의 다양한 정치 피드백 활동을 통해 데이터 정규화가 가능하다”며 “이것이 더 쌓이면 나중에는 단순 지지율만을 표시하는 여론조사 결과보다도 더 다양하면서 세밀한 지표를 나타내주는 데이터 뉴스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당 데이터는 대중을 위한 정보 제공뿐 아니라 정치인들의 정치 컨설팅 용도로도 활용할 수 있다. 아울러 국회의원이 어떠한 법안을 발의하려고 할 때 이를 옥소 내 홍보하거나 의견을 취합할 수 있는 ‘정치광고’를 플랫폼에 넣는 것도 추후 사업모델로 구상 중이다.
대선특집으로 대선후보 주총 개최 기획
유찬현 대표는 “옥소코인을 바로 블록체인 코인 생태계에 올리진 않았다”며 “정치적으로 나의 목소리를 순수하기 내기 위한 활동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단순 채굴과 투기 목적을 위한 참여자들이 늘면 데이터의 왜곡이 일어날 수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현재 옥소 전체 이용자의 80% 이상은 2030 남성이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즉 옥소 내 시총 현황은 ‘이대남’들의 지지율을 나타내는 지표인 셈이다.
유호현 대표는 “아직 출시 초기이기 때문에 사용자의 연령대나 성별이 다양성을 띄지 못하는 것이 한계로 보일 수도 있으나 반대로 이번 대선의 캐스팅보트로 지목되는 이대남들의 참여율이 높기 때문에 옥소 내 여러 지표가 가지는 의미가 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유호현 대표는 “대선을 목표로 한 여러 이벤트를 기획 중이지만, 단순히 대선에만 반짝하는 플랫폼으로 사라지지 않도록 서비스 개편에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유찬현 대표 역시 “정치는 스타트업계의 데드오션이다. 성공한 사례도 없고, 어떤 것을 해도 돈이 되질 않았다”며 “옥소가 그것을 타파하고 사용자들이 옥소 안에서 정치 뉴스 보기부터 정치 의견 게재 및 토론, 정치인 후원까지 모든 정치 관련 활동을 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종합 정치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