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항공·UAM 등 미래기술 한눈에…'ADEX 2021' 개막

국내 방산업계, 미래 신사업에 초점
한화 계열사 모인 '스페이스 허브 존'
UAM·드론 내세운 KAI·LIG넥스원
'첨단 군 장비'도 대중에 첫 공개 '눈길'
  • 등록 2021-10-19 오전 5:00:00

    수정 2021-10-19 오전 5:00:00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지금 이 엔진이 21일 발사 예정인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심장입니다. 우리나라가 독자 개발하는 데만 10여년 걸린 누리호 핵심 장치죠.”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리는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2021’(ADEX 2021) 전시장 한가운데 우뚝 서 있는 커다란 ‘75t 액체로켓 엔진’이 눈길을 끌었다. 엔진을 생산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여기 전시된 엔진은 실제 누리호 시험 단계에서 쓰였던 것”이라며 “이번 전시회에서 대중에 처음 공개한다”고 설명했다.

21일 발사 예정인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에 탑재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75t 액체로켓 엔진’ (사진=박순엽 기자)
‘우주’ 미래 먹거리로 찍은 한화, ‘우주 전시관’ 꾸며

개막 하루 전인 18일 찾은 ‘ADEX 2021’ 전시장에선 기업 관계자들이 첨단 기술이 적용된 방산제품뿐 아니라 미래 신사업인 우주항공·도심항공모빌리티(UAM)·드론 분야의 전시품을 내세우며 각자 기술을 뽐낼 준비를 하고 있었다.

전시장엔 우주개발 관련 장비, UAM 관련 기술, 위성항법 시스템 등 다양한 신기술이 포함된 제품이 속속 들어섰다.

특히 우주 산업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정한 한화그룹은 각 계열사를 모아 통합 전시관 ‘스페이스 허브’(Space Hub) 존을 꾸몄다. 이날 일반 대중에 처음으로 공개된 75t 액체로켓 엔진을 시작으로 초소형 SAR(합성개구면레이더) 위성,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 전기추진 수직이착륙기 등이 전시 부스 앞쪽에 자리했다.

75t 액체로켓 엔진은 발사체가 우주 궤도에 도달하는 동안 고온·고압·극저온 등 악조건을 모두 견뎌 낼 수 있도록 제작됐으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가 세계에서 7번째로 개발·생산에 성공했다.

한화시스템이 개발한 ‘초소형 SAR 위성’ (사진=박순엽 기자)
SAR 탑재체와 본체·태양전지판을 일체화해 무게를 60㎏대로 줄인 한화시스템(272210)의 초소형 SAR 위성은 스페이스 허브 존의 상단에 전시됐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초소형 SAR 위성은 현존 위성 중 가장 가벼운 무게로, 하나의 발사체에 많은 위성을 실을 수 있어 발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며 “내년에 우주에 발사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8월 글로벌 위성통신 서비스 업체 원웹에 3억달러를 투자한 한화시스템은 ‘우주 인터넷’이라고 불리는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 기술도 이번 전시에서 소개한다.

이번 ADEX 2021에서 최초 공개된 한국항공우주산업의 UAM 형상 (사진=KAI)
KAI·한화시스템·LIG넥스원, ‘UAM 기술’ 뽐내

이번 전시회에선 미래교통수단으로 주목받는 UAM 기술에 대한 기업들의 각축전도 벌어진다.

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KAI)은 유인 수송용·무인 화물용 UAM을 영상으로 공개했다. 전기 배터리 추진 기반의 수직이착륙기(eVTOL)인 KAI UAM은 파워트레인·날개·항공전자 등을 공용 플랫폼으로 표준화해 군·민 등 다양한 수요에 적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KAI는 UAM 요소 기술을 확보해 2020년대 후반까지 독자적인 UAM 모델을 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아울러 한화시스템도 미국 UAM 업체인 오버에어와 개발 중인 틸트로터 수직이착륙기 모형을 선보였고, 최근 민수부문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는 LIG넥스원(079550)은 수소연료전지를 기반으로 한 카고드론 모형을 전시했다. LIG넥스원은 이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UAM 분야까지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시스템과 미국 UAM 업체인 오버에어와 개발 중인 틸트로터 수직이착륙기 ‘버터플라이’의 군용 실물 모형 (사진=한화시스템)
LIG넥스원은 한국형 GPS(인공위성위치정보)라고 불리는 한국형 위성항법 시스템(KPS)도 소개했다. KPS는 2022년부터 2035년까지 총 3조7234억원을 들여 위성 8기를 띄우는 사업으로, UAM·자율주행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 역할을 한다. LIG넥스원은 이를 위해 위성통신단말, 적외선센서(IR) 등 KPS 기반이 될 핵심 구성품을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하고 있다.

국내 방산업계가 미래 산업에 앞장서는 이유는 군수사업 만으론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방산업체들은 이 한계를 뛰어넘고자 기존 방산 기술을 바탕으로 성장 폭을 넓힐 수 있는 미래 유망 산업에 투자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방산업계가 관심을 두는 우주산업 규모는 지난해 3500억달러에서 2040년 1조1000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LIG넥스원의 수소연료전지 기반 대형 카고드론 모형 (사진=박순엽 기자)
‘최첨단 군사장비’도 최초 공개…23일까지 개최

ADEX 전시장에선 현대로템의 다족형 복합구동 미래 지상 플랫폼 ‘도스’(DOSS·Daring Operations in Service and Search)와 국내 국방 분야 최초의 수소연료전지 기반 무인 플랫폼인 ‘디펜스 드론’ 등 첨단 기술이 적용된 군사장비들도 최초 공개된다. 공군 F-35A 스텔스 전투기 1호기도 도입한 지 3년 7개월 만에 일반 대중에게 모습을 드러낸다.

아울러 KAI는 공군 KT-1 기본 훈련기를 대체하는 차기 기본훈련기 ‘소리개’(Black Kite)를 처음으로 선보인다. 이는 KAI가 세계 군용기 최초 ‘전기추진 시스템’ 적용을 검토하고 있는 기종이다. 관람객들은 또 KAI가 자체 투자해 개발 중인 가상현실(VR) 조종 훈련장비와 교육 시뮬레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적용된 미래형 훈련체계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지난 18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 ADEX 프레스데이 행사에 F-35A 전투기가 전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최대 항공우주·방산 분야 전문 종합 무역 전시회인 ADEX 2021은 이날부터 23일까지 서울공항에서 개최된다. 올해는 역대 최대 규모인 28개국 440개 업체가 참가했다. 개막일부터 22일까진 산·학·연·군 관련 분야 종사자를 대상으로 행사가 운영되고, 23일엔 일반인도 입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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