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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의 소비·기업심리가 다시 뚝 떨어졌다. 델타 변이 확산세가 예상보다 거세면서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이다.
13일(현지시간) 미시건대에 따르면 8월 소비자심리지수 잠정치는 70.2로 전월(81.2) 대비 11.0포인트(13.5%) 하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다우존스 등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81.3)를 한참 밑돈 수치다. 시장은 전월보다 소비심리가 조금이나마 나아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결과는 정반대로 나온 것이다.
이날 수치는 팬데믹 초기인 지난해 4월(71.8)과 비교해도 더 낮다. 2011년 이후 최저치다. 한달새 지수가 13% 이상 급락하는 건 극히 드문 일이라고 CNBC는 전했다.
이같은 부진은 델타 변이의 확산 때문이다. 뉴욕을 비롯한 주요 지역들이 마스크 규제와 백신 접종 의무화 등을 시행하면서 팬데믹 재연 공포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리처드 커틴 미시건대 소비자조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소비심리 하락은 모든 지역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났다”며 “보건상 우려로 인해 단기간 하락했다”고 평가했다.
기업들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WSJ가 매출액 100만~2000만달러 규모의 중소기업 560여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조사 결과를 보면, ‘향후 12개월간 미국의 경제가 나아질 것’이라고 답한 기업은 39%에 불과했다. 전월(50%) 대비 큰 폭 감소했다. 올해 3월 이후 최저다. 향후 경제 여건이 악화할 것이라는 응답은 7월 15%에서 8월 20%로 증가했다.
다만 델타 변이 통제 여부에 따라 심리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 동시에 나온다. 커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델타 변이를 통제할 경우 소비자들은 합리적인 기대치를 제시할 것”이라며 “완전한 낙관주의로 전환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