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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아리아, 신데렐라 동화 읽어줘.” 사용자의 음성 명령에 따라 AI스피커가 책을 읽어준다. 성우들의 생생한 묘사와 실감나는 효과음을 들으며 아이가 ‘귀로 듣는 책’에 집중하기 시작한다. 스마트 기기가 바꿔놓은 집의 일상적인 독서 풍경이다.
스마트폰과 AI스피커폰의 보급으로 ‘오디오북(Audio book)’이 유망한 미래산업의 한 분야로 급성장하고 있다. ‘오디오북’은 음성을 넣어 만든 책으로 일명 ‘소리책’을 말한다.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이동하면서 편안하게 들을 수 있고, 멀티태스킹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소설가 조정래는 3년 만에 오는 6월 내는 장편소설 ‘천년의 질문’을 ‘오디오북’으로 먼저 연재한다고 밝혔다. 내달 11일까지 매일 오전 5시에 네이버 오디오클립에서 오디오와 텍스트로 동시에 공개하며, 오디오북 연재가 끝나는 시점에 전 3권으로 구성한 종이책을 발간할 예정이다. 지난달 노무현 전대통령 서거 10주기를 맞이해 제작한 자서전 ‘운명이다’ 오디오북은 오픈 2일 만에 1200부 판매를 기록했다.
LG유플러스는 AI스피커폰을 통해 약 3000권의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고, SK텔레콤은 1만권 가량을 서비스하고 있다. 우현섭 SK텔레콤 매니저는 “어린이 명작시리즈 오디오북이 특히 인기가 많다”며 “사용자들의 반응이 좋아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업데이트 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오디오북 전문업체인 오디언소리에 따르면 2018년 상반기 기준 국내 오디오북 유료 이용 회원 수는 35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0% 가량 증가했다. 오디오북의 인기에 발맞춰 네이버 등 국내 기업도 발빠르게 시장에 진입했다. 지난해 7월 시작한 ‘네이버 오디오클립’은 현재 채널수(5월 21일 기준) 1196개, 클립 수 약 17만개를 보유하고 있다. 오디오북은 약 8500종을 서비스 중이다. 배우 정해인이 낭독한 ‘오 헨리 단편선’은 누적 판매 부수 1만3000부, 재생 횟수는 13만870회를 넘어설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국내 최대 팟캐스트 플랫폼 ‘팟빵’은 지난해 ‘오디오북 오픈 플랫폼 서비스’를 론칭했다. 누구든지 오디오북 콘텐츠를 제작해 등록하고 판매할 수 있는 구조다. 지난해 12월 한달간 오디오북 코너에서만 1만5000권을 판매했고, 현재는 1000여개의 오디오북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신기동 팟빵 팀장은 “‘100인의 배우, 우리 문학을 읽다’가 첫달에만 1만권 이상 팔리며 오디오 북 판매를 이끌었다”며 “팟캐스트에서 인기를 얻어 종이책으로 출간한 후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는 경우도 최근 생겨날 정도로 새로운 형태의 출간시스템이 만들어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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