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닻 올리는 대우건설 매각…`최대 3兆` 대어 낚을 인수자는?

매각가격이 최대 변수‥2조 안팎 전망
  • 등록 2017-10-13 오전 4:59:46

    수정 2017-10-13 오전 4:59:46

[이 기사는 10월 12일(목) 15시에 이데일리 IB정보 서비스 "마켓인"에 표출됐습니다]

[이데일리 증권시장부 장순원 기자] 하반기 인수합병(M&A)시장 최대어로 꼽히고 있는 대우건설 매각작업이 본격 닻을 올렸다. 조만간 매각공고를 낸 뒤 내년초까지는 대우건설의 새 주인을 찾는 작업을 마무리지을 계획이다. 다만 최대 3조원까지 점쳐지는 대형 매물을 인수할 곳을 찾는 일이 쉽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주 매각공고‥예비입찰 보면 윤곽 나올 듯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이번 주 대우건설 매각공고를 낼 예정이다. 매각 대상은 산은이 사모펀드 KD밸류제 6호를 통해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 50.75%다. 애초 지난달 말 매각공고를 내려다 추석연휴와 매각가 재산정 작업 탓에 일정이 2주일 가량 늦춰졌다. 산은은 대우건설에 관심 있는 기업들의 입찰 제안을 받은 뒤 예비실사를 거쳐 11월쯤 본입찰에 돌입할 계획이다. 예정대로라면 내년 초쯤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수 있을 것으로 산은은 내다보고 있다.

산은은 대우건설의 주택사업부문이 호조를 보이고 있고, 해외에서도 여전한 이름값을 하고 있어 매각흥행을 기대하는 눈치다. 대우건설은 지난 8월 오만에서 총 27억5000만달러(약 3조1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정유시설 공사를 따냈다. 국내에서도 총 공사비 2370억원 규모의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15차 재건축사업의 시공권을 확보했다.

지난해 빅배스(대규모 손실처리) 이후 실적도 좋아지고 있다. 올해 1분기 연결 매출액은 2조6401억원, 영업이익은 2210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 실적은 더욱 좋았다. 매출액 3조1252억원, 영업이익 2569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증권가 예상치(2200억원) 보다 1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대우건설의 강점영역인 주택은 현 상황을 유지하고 있으며, 부진했던 해외실적도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실적 개선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변동성이 높은 중동·플랜트 사업 중심의 해외사업 구조와 강점인 국내 건설경기가 점차 둔화하고 있다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관건은 가격‥국내선 2조짜리 소화할 곳 드물어

관건은 매각가격이다. 산은은 2010년 대우건설을 인수(37.16%)할 당시 인수가는 2조1785억원(주당 1만8000원)이었으며 이후 1조원 규모의 유상 증자를 실시해 총 3조2000억원을 투입했다. 현재 3조원 수준인 대우건설의 시총 규모와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하면 매각가격이 최소 2조원은 안팎은 될 것이란 게 시장 관측이다.

현재 대우건설 인수후보로는 국내외 업체 8~9곳이 거론되고 있다. 대우건설의 해외 플랜트 시공 능력을 탐내는 곳이 많다. 해외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사우디아람코, 중국 국영 건설사인 중국건축공정총공사, 말레이시아 국영 에너지기업인 페트로나스 등이 후보로 꼽힌다. 국내에서는 호반이나 부영건설처럼 현금이 두둑한 건설업체의 이름이 꾸준히 흘러나오고 있다. 하지만 2조원이 넘는 덩치 탓에 국내 기업이 대우건설을 인수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란 게 업계의 전망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해외 기업이 대우건설에 관심이 많다고 해도 뜬소문이거나 슬쩍 찔러보는 정도일 수 있다”면서 “정말 대우를 사려는 기업이 미리부터 M&A에 관심을 보여 흥행에 도움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산은 관계자는 “시중에서 거론되는 곳을 포함해 매각 주관사가 여러 기업과 접촉해 인수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안다”면서 “입찰제안서를 받아봐야 실제 입찰에 참여할 기업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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