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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부인 역할은 사실 잘해야 본전이다. 과하거나 부족하면 뒷말이 나오기 마련이다. 김 정숙 여사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과거 영부인의 권위를 벗어던지고 파격과 소탈한 모습으로 국민 곁으로 다가섰다. 화려한 대외행보보다는 그림자 내조로 문재인 대통령의 보완재 역할을 똑 부러지게 해냈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문 대통령에게 싸늘했던 호남민심을 되돌리기 위해 주말마다 발로 뛰었던 것의 연장선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취임 초 문 대통령 지지율 고공행진의 절반은 부인 김 여사의 몫이다. 김 여사는 ‘유쾌한 정숙씨’라는 별명이 보여주듯 밝고 명랑한 성격으로 어디를 가든 화제를 모았다. 차분한 성격의 무뚝뚝한 경상도 사나이인 문 대통령과 뚜렷하게 대비되면서 묘한 하모니를 만들어냈다. 특히 국정운영에 바쁜 문 대통령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빈자리를 말끔하게 메웠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특히 지난 7월 21일 폭우 피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주지역 수해현장 방문이 대표적이다. 형식적인 방문이 아니었다. 손수 고무장갑을 끼고 팔을 걷어부쳤다. 김 여사는 4시간 동안 구슬땀을 흘리며 폭우로 젖은 가재도구를 정리하고 세탁물 건조작업에 힘을 보냈다. 대통령 부인이 수해현장 복구작업에 나선 건 전례가 없는 일이다. 특히 김 여사의 자원봉사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이른바 ‘장화 논란’과 충북도의회 의원들의 물난리 속 외유와 대비되면서 여론의 주목을 받았다.
김 여사의 현장행보는 늘 화제다. △문 대통령 생가마을 방문 △군 의문사 유가족 치유극 관람 △2017 서울국제도서전 개막식 참석 △청와대 앞길 전면개방 행사 참석 △손편지 화답 초등학교 방문 △사회적 기업 방문 △봉은사 방문 등에서 톱스타 못잖은 인기를 누린다. 현장방문에서 사인 공세와 셀카 촬영은 이제 필수가 됐을 정도다. 아울러 취재진이나 수행원을 대거 동원하지 않고 최소한의 규모로 움직이면서 국민 불편도 최소화한 것도 특징이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대통령 내외의 이름 끝 자를 딴 애칭으로 “이니도 좋지만 쑤기는 더 좋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이밖에 지난 5월 19일 여야 5당 원내대표 청와대 초청회동에서 협치를 강조한 손편지를 전달하거나 7월 27일 수석보좌관 회의 때 충북 수해지역 낙과들로 만든 ‘낙과화채’를 내놓은 것 역시 주목을 끌었다. 아울러 해외에서도 김 여사의 만점활약은 빛났다. 6월말 미국순방에서는 품격있는 한복패션을 선보이며 국제 외교무대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이어 7월초 독일순방에서는 고 윤이상 선생의 묘소를 참배하고 동백나무를 심은 것은 물론 주요국 페스트레이디들에게 평창 동계올림픽 홍보에 나서며 문 대통령을 도왔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대한민국의 퍼스트레이디상은 국정에 참여하면서 대통령을 보좌·지원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대통령 부인이 전면에 나서는 거부감이 잔존하는 이중적 상황”이라면서 “사회적 약자나 소외계층을 주로 보듬어 안는 김 여사의 대외활동은 나서지만 과도하지 않는 느낌을 대중에게 주면서 긍정적 효과를 최대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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