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에게 배워라

  • 등록 2017-08-02 오전 6:00:00

    수정 2017-08-02 오전 6:00:00

케이뱅크에 이어 카카오뱅크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인터넷 전문은행으로서 기존 시중은행에 대한 도전이자 동시에 경고의 의미를 지닌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닷새 만에 가입자 100만명을 넘어서는 등 고객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인터넷이나 휴대폰을 통해 신속·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다는 강점을 살린 결과다. 이율에 있어서도 시중은행 거래에서보다는 훨씬 유리한 편이다. 지난 4월 국내 최초의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가 출범하면서 관심을 모았던 그대로다.

그렇더라도 아직은 시작 단계에 불과한 것도 사실이다. 카카오뱅크의 계좌 개설자가 100만명을 넘어섰으나 체크카드를 신청한 고객이 67만명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그것을 말해 준다. 시중은행처럼 영업점이 없기 때문에 돈을 찾으려면 체크카드를 이용해야 하지만 고객들의 관심이 거기까지 미치지 못한다는 뜻이다. 예금과 대출 거래도 시중은행에 비해서는 소액 위주다. 같은 인터넷은행이면서도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차이를 나타낸다. 1인당 평균 여·수신 액수나 체크카드 발급률에서 선발주자인 케이뱅크가 앞서 있다.

인터넷은행은 앞으로 더 도약하기 위해 제도상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는 과제를 지니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시급한 것이 이른바 ‘은산(銀産) 분리’ 문제다. 영업력을 키우려면 증자가 필요하지만 현재 은행법에 의해 제한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기존 은행들과는 영업 행태가 근본적으로 다른데도 일반 기업에 대해 지분을 10%까지만 보유할 수 있도록 제한한 똑같은 규제에 묶여 있기 때문이다. 새 정부 들어 금융위원회를 중심으로 전향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에서 조만간 새로운 돌파구가 열리기를 전망한다.

인터넷은행의 연이은 출범에 따라 시중은행들도 서서히 경각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존 은행들이 인터넷은행처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영업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시중은행에 따라서는 일부 모바일 상품에 상당한 우대금리를 적용해 준다고도 한다. 인터넷은행이 기존 은행들을 분발하도록 하는 메기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셈이다. 우리 은행업의 발전을 위해서도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더욱 튼튼하게 뿌리 내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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