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3, 소비자 먼저 생각한 디자인으로 승부수"

최사림 LG전자 MC사업본부 디자인 책임 연구원 인터뷰
역발상 디자인 호평으로 일찌감치 제품 디자인으로 낙점
"아크형 모양, 레이저 AF센서 위치로 출시 직전까지 개발팀과 씨름 기억에 남아"
  • 등록 2014-06-19 오전 6:30:00

    수정 2014-06-19 오전 6:30:00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디자인 개발을 시작할 때 유행했던 슬림(제품 두께를 최소화하는 것) 경쟁에 편승하지 않고 소비자의 편의성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한 역발상이 이번 G3가 탄생할 수 있었던 배경입니다.”

최사림 LG전자(066570) MC사업본부 디자인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지난 17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설명했다.

지난해 5월 G3 제품 디자인에 관한 아이디어를 낼 당시 스마트폰 제조사가 얼마나 제품을 얇게 만들 수 있는지가 최대 이슈였지만 다른 측면에서 생각해봤다. 그는 “스마트폰 화면이 점차 커지면서 두께가 얇아지기만 하면서 오히려 손에 쥐는 느낌이 좋지 않았죠. 그래서 제품 후면 가운데를 볼록하게 만든 아크형 디자인을 제안했다”고 소개했다.

아크형의 참신한 디자인은 LG전자 고위 관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기존 프리미엄 제품 디자인을 결정하던 기간보다 훨씬 빨리 최종 디자인으로 낙점됐다.

여기에 LG전자 스마트폰 디자인의 철학인 ‘고급스러운 경험을 소비자에게 선사한다’는 점과 궤를 같이하기 위해 금속 느낌의 메탈릭스킨을 적용했다.

최 연구원은 “그렇다고 더 얇은 스마트폰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면서 “아크형 디자인으로 후면 가운데는 볼록하지만, 옆면을 보면 비슷한 크기의 스마트폰 중에서는 가장 얇다”고 강조했다.

LG전자는 G3를 개발할 당시 휴대전화 디자이너를 대상으로 공모를 했다. 50~60개의 디자인이 나왔는데 최 연구원이 제안했던 후면 아크디자인이 최종 낙점됐고, 이후 그를 포함한 5명의 디자인연구소 직원이 1년여 동안 밤낮없이 최종 디자인을 만들기 위해 매달렸다.

최 연구원은 제품 디자인 개발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최적의 아크형디자인 모양을 잡기 위한 수많은 시도를 꼽았다. 그는 “아크의 모양을 잡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면서 “물리적으로 크기를 줄이면 내구성 등에서 취약할 수 있어 개발 과정에서 보강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이어 “개발파트와 이견과 갈등이 있었지만 결국 이견을 좁혀나가면서 현재 제품을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G3의 핵심 기능 중 하나인 레이저 오토포커스(AF) 센서의 위치 선정을 꼽았다. 그는 “레이저 AF센서는 로봇 청소기나 스피드건에 들어가는 센서라 크기가 커서 G3 개발 초기엔 탑재를 고려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스마트폰에이 센서를 탑재하기는 무리라고 판단했는데, 레이저 AF센서의 기능을 아까워한 기술과 상품기획파트에서 G3에 탑재해 보자고 의기투합해 밀어붙였다.

최 연구원은 “시연회를 거치면서 AF센서 탑재가 결정되자 디자인 파트에서는 걱정이 앞섰다”면서 “디자이너들과 엔지니어가 제품이 나오기 직전까지 센서 크기를 줄이고 디자인을 변경하면서 후면 키 옆에 AF센서를 탑재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최 연구원은 G3 디자인에 대한 호평에 보람을 느끼면서도 디자인만 호평을 받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G3는 디자인과 성능을 포함한 모든 분야에서 소비자가 만족하는 제품이라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낀다”며 디자인 이외에도 상품기획, 기술개발 등 G3 탄생을 위해 함께 고생한 직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산모가 산고의 고통 끝에 아이를 출산한 것과 같은 느낌”이라며 “지난달 제품이 나오기는 했지만 아직 해외 판매용 모델 작업 등이 남아 있어 아직도 G3와 씨름 중”이라고 말했다.

최근 아크형 디자인으로 호평을 받고 있는 LG전자 전략 스마트폰 G3의 디자인을 책임진 LG전자 MC사업본부 디자인연구소 직원들이 G3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김준형 선임연구원, 최사림 책임연구원, 이현 수석연구원, 최규봉 연구원, 최은석 주임연구원. LG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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