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은행권의 부실채권 비율이 무려 17년만에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경기 둔화에 기업과 가계 재정여건이 악화되고 있는데다 부동산 가격까지 추락한 탓이다.
이날 마켓워치에 따르면 스페인 중앙은행은 지난 2월중 스페인 은행들의 부실채권 비율이 8.16%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월의 7.91%보다 크게 높아진 것으로, 지난 1994년 이후 17년만에 처음으로 8%를 넘어선 것. 부실채권은 금액으로는 1438억2000만유로에 이르고 있다.
이같은 부실채권 증가는 지난 2008년초부터 대규모 부동산 버블 붕괴에 따른 것이고, 최근에는 경기 둔화로 기업과 가계의 대출 상환능력이 악화된 탓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올 1분기중 스페인의 전국 평균 집값은 7.2%나 추락했다. 이는 작년 4분기의 3.0%를 두 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또 스페인 경제도 작년 4분기부터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오고 있다.
◇ `경기둔화탓`..伊, 스페인 이어 긴축목표 후퇴
스페인에 이어 이탈리아도 긴축목표를 후퇴했다. 경기가 둔화되면서 예상했던 재정적자 감축을 달성하기 어려워진 탓이다.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해 12월 200억유로(260억달러) 규모의 추가 긴축계획안을 발표했지만, 경기 악화로 기대했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번 수정 계획에서 이탈리아 정부는 올해 이탈리아의 GDP성장이 1.2% 후퇴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당초 지난해 12월 전망했던 마이너스(-)0.5%보다 두 배 이상 악화된 수치다. 다만 내년에는 0.5%로 플러스 성장을 회복할 것으로 봤다.
◇ 가이트너 "美, 연말쯤 세금·재정 큰 도전 직면"
티모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이 올 연말쯤 미국이 세금, 재정문제와 관련된 거대한 도전과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가이트너 장관은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년에 되기 전, 올 연말쯤 미국은 거의 모든 납세자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세금 감면안 종료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를 두고 시험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정부의 채무한도를 또다시 증액해야할지에 대한 논쟁과 함께 자동적인 재정지출 삭감 문제를 어떻게 처리해야할지의 문제에도 직면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이같은 문제를 장기적인 재정 개혁을 위해 또다른 중요한 조치를 취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미국의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대비 8% 수준인데, 미국과 같은 국가는 3% 정도가 이상적인 수준일 것"이라며 "점진적으로 재정적자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 IMF "유럽 은행권, 내년말까지 자산 2.6조불 처분"
유럽지역 은행들이 자기자본비율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내년말까지 2조6000억달러(원화 2960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자산을 처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날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펴낸 `글로벌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정부의 정책적인 대응이 없다고 전제할 경우 유럽 은행들은 향후 18개월 내에 전체 자산의 7%에 이르는 2조6000억달러 어치 자산을 팔아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유럽 역내 58개 대형 은행들을 대상으로 추정한 것으로, 바젤III와 유럽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핵심 자기자본비율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최소 수준으로 예상됐다.
이같은 자산 매각에는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과 채권 등 증권과 비핵심 자산 등이 주로 활용될 것으로 점쳐졌다. 또한 이중 4분의 1 정도는 은행들의 대출 축소로 충당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IMF는 이 과정에서 각 정부들이 제대로 된 정책으로 대응한다면 은행들의 자산 매각 비율을 6% 수준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이는 유로존 전체 성장률을 0.6%포인트 높일 수 있는 규모다. 반대로 정책적 대응에 실패할 경우 은행들의 자산 매각비율은 최대 10%까지 늘어날 수 있고, 이는 유럽지역 성장률을 1.4%포인트 더 낮아질 것으로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