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고용-소비 악재 만발` 뉴욕 사흘만에 하락

`빅3` 급락..구제금융 지원 `난항`
AT&T 등 감원 물결..고용 우려 `고조`
11월 소매유통 `사상최악`..`연말 악몽 예고`
유가 닷새째 추락..43弗대→에너지주↓
  • 등록 2008-12-05 오전 7:04:03

    수정 2008-12-25 오전 5:21:06

[뉴욕=이데일리 전설리특파원] 4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이 사흘만에 하락세로 마쳤다. 주요 지수는 일제히 3% 안팎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하락세로 출발한 증시는 장중 수차례 보합권까지 오르며 반등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쏟아지는 악재에 떠밀려 장막판 가파르게 미끄러졌다.

미국 자동차 `빅3`에 대한 의회의 구제금융 지원이 난항을 겪으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빅3` 경영진들은 이날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지원이 없으면 생존이 불투명하다`고 호소했으나 의원들의 반응은 냉랭했다.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의 합의파산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내일(5일) 고용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AT&T와 듀폰 등 주요 기업들의 감원 발표가 줄을 이으면서 고용에 대한 우려를 더욱 자극했다. 11월 소매 유통업체들의 매출 실적은 사상 최악의 수준을 기록하며 연말 쇼핑시즌이 악몽이 될 것임을 예고했다.

유가가 닷새째 날개없는 추락을 거듭하면서 에너지주도 밀려나 지수에 하향 압력을 가했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8376.24로 전일대비 215.45포인트(2.51%)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445.56으로 46.82포인트(3.14%) 내렸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845.22로 25.52포인트(2.93%) 밀려났다.

국제 유가는 7% 가까이 추가 급락하며 43달러대로 떨어졌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1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3.12달러(6.7%) 하락한 43.67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 2005년 1월 이후 최저가. 이로써 유가는 닷새 연속 하락세를 지속했다.

◇빅3 `급락`..구제금융 지원 `난항`

GM이 16.1%, 포드(F)가 6.7% 각각 떨어졌다.

GM과 포드, 크라이슬러 미국 자동차 `빅3`의 최고경영자(CEO)들은 이날 상원 금융위원회에 출석해 "340억달러의 구제금융 없이는 생존이 불투명하다"고 호소했다.

특히 GM은 당장 40억달러, 다음달까지 40억달러의 구제금융 지원이 시급하다고 간청했다.

그러나 의원들이 보다 강력한 지원 전제조건이 필요하다며 냉랭한 반응을 보임에 따라 내주 예정된 표결이 통과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GM과 크라이슬러의 합의파산(pre-arranged bankruptcy)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AT&T 등 감원 물결..고용 우려 `고조`

미국 최대 통신업체 AT&T(T)는 3.1% 하락했다. AT&T는 이날 1만2000명 규모의 감원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면 미국 화학업체 듀폰(DD)은 4분기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6500명 규모의 감원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0.3% 올랐다.

이날 AT&T와 듀폰 이외에 크레디트 스위스, 어도브, 비아콤 등도 일제히 감원 계획을 밝힘에 따라 고용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고용 시장에 대한 우려가 더욱 고조됐다.

블룸버그 통신의 집계에 따르면 내일 발표 예정인 미국의 11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33만3000명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실업률은 6.8%로 15년래 최고치로 치솟을 것으로 예상됐다.

유가가 급락하면서 에너지주도 약세를 나타냈다.

엑손모빌(XOM)이 3.4%, 셰브론(CVX)이 4% 각각 밀렸다.

어드밴스드마이크로디바이시스(AMD)가 실적 악화 경고로 5.4% 하락하는 등 기술주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11월 소매유통 `사상최악`..`연말 악몽 예고`..유통주는 `선전`

유통주는 소매 유통업체들의 11월 매출 실적이 사상 최악의 수준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선전했다.

월마트(WMT)가 1.3%, 메이시(M)가 6% 상승했다. JC페니(JCP)와 애버크롬비 앤 피치(ANF)는 각각 7.5%, 7.8% 뛰었다.

국제쇼핑센터위원회(ICSC)에 따르면 미국의 37개 주요 소매 유통업체들의 11월 동일점포매출은 2.7% 감소했다. 이같은 감소폭은 집계가 시작된 35년 이래 최대 수준으로 전망치인 1%도 웃돈 것이다.

세계 최대 할인점 월마트만 선전했다. 월마트의 에너지를 제외한 11월 동일점포매출은 3.4% 증가, 월가 전망치인 2.1%를 상회했다.

그러나 월마트를 제외한 다른 소매 유통업체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월마트를 제외한 소매 유통업체들의 동일점포매출은 7.7%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세계 최대 백화점 메이시를 비롯해 JC페니, 의류 유통업체 애버크롬비 앤 피치, 리미티드 브랜드의 동일점포매출은 모두 두자릿수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ICSC의 마이클 니미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2월 매출 실적이 1.5~2.5%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11월 실적과 합할 경우 사상 최악의 연말 쇼핑시즌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 `예상밖 감소`

미국의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예상 밖의 감소세를 나타냈다.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29일 마감기준)가 전주대비 2만1000명 감소한 50만9000명(계절조정)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4주래 가장 적은 수치다. 마켓워치의 집계에 따르면 월가는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가 54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었다.

그러나 추세를 잘 보여주는 4주 평균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는 51만8250명으로 6250명 늘었다. 이는 지난 1982년 이후 최대 수준이다.

◇공장주문 5.1%↓ `8년 최대폭`
 
공장주문은 8년만에 최대폭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기후퇴로 수출마저 둔화되면서 미국의 제조업 경기 위축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상무부는 10월 공장주문이 전월대비 5.1% 줄었다고 밝혔다. 이같은 감소폭은 지난 2000년 이후 최대 수준으로 액션 이코노믹스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5%를 소폭 웃돈 것이다.

이로써 공장주문은 지난 8월 4.3%, 9월 3.1%에 이어 3개월 연속 감소세를 지속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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