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공포 재반격` 뉴욕 폭락..다우 7.7%↓

"美 경기후퇴 작년 12월부터 시작"-NBER
美 11월 제조업 경기 `26년 최악`
대형 제조·금융·에너지주 일제 약세
  • 등록 2008-12-02 오전 7:03:42

    수정 2008-12-02 오전 7:58:26

[뉴욕=이데일리 전설리특파원] 올해 마지막 달인 12월 첫 거래일인 1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이 폭락세로 마쳤다. 주요 지수는 일제히 7~8%의 깊은 낙폭을 보였다.

경기후퇴(recession) 우려가 최근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했다.

미국의 11월 제조업 경기는 26년래 최악의 수준으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미경제연구소(NBER)는 미국 경제가 지난해 12월부터 후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공식 선언했다. 앞서 중국과 유럽의 제조업 지표도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글로벌 경제의 동반 침체 우려가 고조됐다.

제조업 지표 악화로 제너럴일렉트릭(GE), 캐터필라 등 대형 제조업 관련주가 약세를 나타냈다. 유가 폭락으로 에너지주도 밀려났다. 금융주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이 추가 금리인하와 더불어 장기물 국채의 매입 가능성도 시사했으나 주가 부양에는 실패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이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을 포함한 외교안보팀 인선을 발표했지만 역시 주식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급락세로 출발한 주요 지수는 장중 내내 하락세를 유지하다가 막판 들어 낙폭을 더우 키우는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8149.09로 지난 주말대비 679.95포인트(7.70%) 떨어졌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398.07로 137.50포인트(8.95%) 하락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816.21로 80.03포인트(8.93%) 밀려났다.

국제 유가는 9% 이상 폭락하며 50달러선 아래로 밀려났다.

뉴욕상업거래소(MYNEX)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1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5.15달러(9.4%) 떨어진 49.28달러로 마감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결정이 미뤄진데다 제조업 지표 악화에 따른 수요 둔화 우려가 고조되면서 유가 폭락의 배경이 됐다.

◇"美 경기후퇴 작년 12월부터 시작"-NBER

미국의 경기는 지난해 12월 이미 후퇴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NBER은 미국의 경기가 73개월간 지속된 경기확장 국면을 멈추고 지난해 12월 후퇴 국면에 진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NBER은 지난달 28일 회의를 통해 올해 경제활동 위축이 경기후퇴 기준에 부합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통상 국내총생산(GDP)이 2분기 연속 감소할 경우 후퇴 국면 진입으로 판단하지만 NBER는 경제활동 위축 및 경제전반으로의 확산, 장기화 여부 등을 감안해 후퇴 진입 여부를 결정한다.

NBER은 "올들어 12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졌으며, 이는 경기후퇴 여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경기후퇴가 내년 중반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경우 미국의 경제는 1년 반 이상 후퇴 국면을 지속, 대공황 이후 최장 기간의 후퇴 국면을 이어가게 된다.
 
◇11월 제조업 경기 `26년 최악`

미국의 제조업 경기는 26년래 최악의 수준으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는 11월 제조업지수가 전월의 38.9에서 36.2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982년 이후 최저치. 이 지수는 50을 넘어서면 경기 확장을, 밑돌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제조업 관련주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제너럴 일렉트릭(GE)이 9.7%, 캐터필라(CAT)가 10.8%, 알코아(AA)가 13.5% 급락했다.

◇에너지-금융주도 약세

유가 급락 여파로 에너지주도 밀려났다.

엑손 모빌(XOM)과 셰브론(CVX)이 각각 7.3%, 8.8% 하락했다.

이날 메릴린치는 에너지 관련 11개 종목에 대한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했다.

지난주 급등한 금융주에도 차익실현 매물이 집중됐다.

씨티그룹(C)이 22.2%, 뱅크오브아메리카(BAC)가 20.9%, JP모간체이스(JPM)가 17.5% 각각 후퇴했다.

정부의 지원 기대감에 힘입어 급등했던 제너럴 모터스(GM)와 포드(F)도 12.4%, 5.2% 내렸다.

포드는 이날 럭셔리 브랜드인 볼보의 매각을 포함한 다양한 자구책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포드는 올초 프리미엄 브랜드인 재규어와 랜드로버 브랜드를 인도의 타타자동차에 매각한데 이어 최근 일본의 마즈다 자동차의 지분 3분의 2를 5억3800만달러에 매각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GM과 포드, 크라이슬러 미국 자동차 `빅3`는 내일(2일)까지 25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지원받기 위한 자구책을 의회에 제출해야 한다.
 
◇버냉키 "장기국채 매입도 고려"..추가 금리인하 시사
 
버냉키 연준 의장은 시중의 실세금리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장기물 국채의 매입 등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텍사스 오스틴에서 행한 연설에서 "신용위기가 지나간 뒤에도 경제는 한동안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현행 1%인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는 가능하다"고 언급,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암시했다.
 
그는 그러나 "현 시점에서 경기부양을 위한 전통적인 방식의 금리정책 여력이 제한적인 것은 분명하다"며 "경기부양을 위해 비(非) 전통적인 방식으로 공개시장에서 상당한 규모의 장기물 국채나 금융기관이 보유한 증권을 사들이는 방법이 한 가지 옵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준이 10년물 이상의 장기물 국채를 매입할 경우 이를 보유한 금융기관에 자금을 직접 공급함으로써 해당 금융기관이 대출시 적용하는 금리가 인하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연준은 지금까지 환매조건부로 단기물 국채를 사고파는 방식의 통화정책을 구사해왔으나 장기물 국채를 매입한 전례는 없다.
 
버냉키 의장의 이같은 발언은 현행 기준금리가 1%로 추가 인하 여력이 제한적인 가운데 신용경색 해소와 경기부양을 위해 새로운 방식의 추가적인 유동성 공급을 지속할 것이라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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