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서 김회장 아들이 `아버지`라 불렀다"

술집 종업원 등 6명 ‘보복폭행’ 회견
“金회장에게 주먹과 발로 직접 폭행 당해”
“파리 목숨보다 못한 입장” 울먹거리기도
  • 등록 2007-05-09 오전 7:02:53

    수정 2007-05-09 오전 7:02:53

[조선일보 제공] 한화 김승연(55) 회장 일행에게 보복폭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 북창동 S유흥주점 조모(43) 사장과 종업원 등 6명이 8일 기자회견을 갖고 피해사실을 직접 폭로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6시쯤 서울 마포구 마포동 경찰청 광역수사대 본관 입구에서 선 채로 기자회견을 갖고 “김승연 회장에게 직접 폭행당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청계산 공사 현장에서) 아들이 (김 회장에게) 아버지라고 불렀다”면서, 김 회장이 청계산 폭행현장에 있었음을 재확인했다. 이들은 사진 및 방송 촬영을 하지 않고 음성변조를 하는 조건으로 기자들과 만나 6분간 회견을 가진 뒤 다시 광역수사대로 들어갔다. 이들은 현재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한 상태다.




◆“아들이 아버지라고 부르는데…”

종업원들은 회견에서 “(폭행한 사람이) 김 회장인 것을 어떻게 확신하느냐”라는 질문에 대해 “처음에 (청계산으로) 갈 때부터 G가라오케 직원한테 (시비가 붙었던 사람이) 김 회장 둘째 아들이라고 얘기를 들었고, 현장에서 아들이 ‘아버지’라고 부르는데 당연히 아빠 아니냐. 아들이 아버지라고 그러는데…”라고 밝혔다.

이어 “(김 회장과) 같이 청계산에도 갔느냐”는 질문에, 여럿이서 “네”라고 대답했고, 다시 취재진이 “아들과 아버지까지 청계산에 다 같이 갔죠?”라고 확인하는 질문에도 분명하게 “네”라고 말했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진술했던 그대로 주먹과 발로 폭행당했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경찰의 발표 내용과 달리, 김 회장이 쇠파이프를 사용했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김 회장이 권총으로 위협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취재진이 “김 회장이 자신은 때린 적도 없고 청계산에 간 적도 없다”고 부인했다고 하자, 한 종업원은 “진실은 언젠가 밝혀진다는 걸 믿고요. 뭐든지 돈으로 다 해결하려는 그런 생각은 언제든지 꼭 밝혀서…. 진실을 꼭 밝힐 수 있게끔 나라에서 다 조정을 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맞으러 가면서 어떻게 담배 피우나?”

사건의 발단이 됐던 서울 강남구 청담동 G가라오케에서 S유흥주점 종업원들이 김 회장 일행에 의해 납치돼 청계산 공사장으로 끌려갔다는 경찰의 발표에 대해 한화측은 “(종업원들의) 동의하에 이동했고 좋은 분위기 속에서 담배도 피우고 전화도 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종업원들은 “전혀 근거 없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한 종업원은 “끌려가기 전에 (김 회장이 부른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디 납치당하지 않을까, 아니면 (한화) 회장님이니까 어디 좋은 식당 가서 밥 먹고 헤어지지 않을까, 50대 50으로 생각했었다”면서 “진짜 그 당시 상황에 없었던 사람은 모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동할 때 분위기가 좋았다면) 전화로 저희가 어디 가고 있다는 걸 저희 직원하고 서로 통화를 하고 갔을 것”이라며 “맞으러 가는 사람이 전화도 하고 어떻게 담배를 피울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파리 목숨보다 못 한 입장”

캐나다로 도피한 범서방파 행동대장 오모(54)씨를 봤느냐는 질문에 이들은 “잘 모르겠다”라고 했고, “(사건 발생 후) 한화측의 협박, 회유 시도는 없었느냐”는 질문에도 “아니다”라고 답했다. 한 종업원은 “저희는 그날 사건 후에 모두 피해 있었으며, 그쪽(한화측)하고 접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도중 떨면서 울먹거리기도 했다. 한 종업원은 “심경이요? 매우 불안하고 무섭고 ‘이 사건에 괜히 연관됐네’ 이런 생각이 들고요. 솔직하게 파리목숨보다 더 못 한 지금 그런 입장입니다”라고 말했다.

◆한화 “쇠파이프 없었다”고 밝힌 셈

한화측은 종업원들의 기자회견에 대해 “공식적 입장은 없다”면서도 “왜 (경찰이) 종업원들이 일방적인 이야기를 하게 만드느냐”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한화 관계자는 “회견 내용을 볼 때 칼, 몽둥이, 조폭, 총 등이 사용됐다며 부풀려진 이야기들이 가라앉을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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