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edaily 이의철특파원] 월드컴이 회계 스캔들 기업목록에 자신의 이름을 추가했다.월드컴 악재가 불거진 이날 뉴욕증시는 장초반 다우지수가 200포인트가 하락하며 9000선이 붕괴됐고 나스닥은 3% 급락하며 1400선이 무너졌다.회계스캔들의 폭발력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막판에 대형주의 분전으로 낙폭을 상당부분 회복하며 나스닥은 상승반전에 성공했지만 월드컴의 불똥이 어느쪽으로 튈 지, 또 그 여파가 어느 정도까지 미칠지는 미지수다.이날 월드컴의 주식은 거래정지됐다.
거래정지되기 직전의 월드컴 주가는 83센트.1달러도 안되는 주식이 주식시장 전체를 쥐고 흔든 것이다.월드컴 이슈는 미국 주식회사의 투명성과 회계관행에 대한 투자자들의 근본적인 의심이 전혀 근거없지 않았음을 또 한번 입증했다.엔론 타이코 등으로 이어지는 기업회계 스캔들이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점도 아울러 보여주고 있다.
월드컴은 최근 5분기동안 36억달러의 세전상각전 영업이익을 과대계상한 것을 자체 감사위원회에서 적발했다.이는 미국기업 사상 최대규모의 분식회계다.월드컴의 금융권 부채는 3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만약 월드컴이 추가적인 구조조정 노력에도 불구하고 파산한다면 이는 엔론의 파산규모를 능가하는 역대 최대규모가 될 것이라고 증권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에버그린 유틸러티&텔레콤 펀드의 티모시 오브라이언은 "미국 주식시장은 많은 투자자들에게 카지노장처럼 비쳐지고 있다"며 "월드컴의 분식회계는 역사상 가장 추악한 사건중의 하나"라고 지적했다.
기업이 발표하는 내용이 거짓으로 가득차 있고 기업의 회계장부를 감사하는 회계법인조차도 감시기능을 하지 못할 때 "시장"은 존재할 수 없다.시장 특히 금융시장은 신뢰를 바탕으로 성립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버클리대학의 회계학 교수 브렛 트루만은 "주식시장이 그간 지속적인 침체를 보여왔던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는 점이 드러났다"며 "투자자들은 도대체 무얼 믿고 투자해야 하느냐"고 반문한다.
라이안 벡의 매매팀장인 제이 서스킨드는 "월드컴 이슈는 시장의 신뢰성을 또 한번 훼손시켰다"며 "이런 상처를 치유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신뢰성은 훼손되기는 쉽지만 치유되기는 어렵다.
한가지 다행스런 것은 이날 뉴욕증시가 장중에 강하게 반등하며 월드컴 충격을 다소간 극복했다는 점이다.그러나 이것이 단기 바닥을 의미하는 것인지는 불투명하다.
여기엔 거래량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오늘의 거래량은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평소보다 30% 정도 많은 40억주를 기록했다.이는 활발한 교체매매를 통해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다는 것으로 향후 장세에 다소 긍정적인 부분이다.
힐라드 라이언의 기술적 분석가인 리차드 딕슨은 "현금화 자체는 상승장의 전조가 될 수 있지만 대량거래가 수반되지 않을 경우엔 결국 랠리의 올가미가 된다"며 "거래량이 충분하다고 판단되지 않으면 지수의 일시적인 반등을 주식비중을 줄이는 매도기회로만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