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4000포인트를 돌파한데 이어 22일도 상승세로 출발, 시장에 6일 연속 상승 기대감을 줬던 나스닥 지수는 개장 후 30분도 안돼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그 이후 계속 힘을 쓰지 못했으며, 오후 2시 이후 하락 폭이 커지는 모습을 보였다. 다우지수와 S&P 500 지수도 같은 패턴을 보였다.
업종별로는 생명공학, 반도체, 인터넷, 제약, 유통, 에너지 등이 모두 하락했다. 오른 업종은 은행과 통신 정도에 불과했다. 은행과 같은 금융업종에 속하는 증권은 떨어졌다.
5일 연속 상승했던 나스닥 지수가 하락한 것을 놓고 뉴욕 증시에서는 대체로 3가지 해석을 하고 있다. 가장 큰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은 이익 실현을 위한 매도세 때문이라는 얘기. 나스닥의 경우, 5일간 7%나 상승했기 때문에 이제는 쉬어 갈 때가 됐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원유가 상승의 망령이다. 고유가가 유지되면서 원유가 상승과 관련이 있는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 전반에 퍼졌다는 분석이다. 세번째는 아직까지 연방은행이 금리 인상을 그쳤다는 확실한 증거가 나오지 않았다는 우려 때문이라는 것. 27~28일의 공개시장위원회(FOMC) 날짜가 다가 오면서 금리 인상 중단에 대한 신뢰감이 흔들리고 있다고 말하는 전문가들이 늘고 있다. 이는 최근의 주가 상승에 따른 이익의 일부를 확정짓고, 27~28일 회의 결과를 확인한 뒤에 다시 투자하겠다는 일부 투자자의 심리와도 일치한다.
이날은 뉴스도 없이 장이 하락한 날이었다. 악재가 될 만한 경제 데이터나 기업 실적 발표가 없었다. 그냥 다 같이 떨어졌다. 마이크로소프트, 시스코 시스템스, 오러클, 선 마이크로시스템스, IBM, 인텔 등 기술주 대표주자들이 모두 떨어졌다. 기술주 대표주자중에 오른 종목은 노키아가 인수할 것이라는 뜬금없는 루머가 나돈 퀄컴 정도. 5.8% 올랐다. 물론 노키아는 주가가 하락했다. 그외에 컴팩이 0.7% 상승, 기술주의 체면을 살려줬다. 기술주 대표주자들은 힘 한번 쓰지 못하고 밀려버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차세대 인터넷 전략을 발표했으나 시장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장이 끝난 후 실적을 발표했는데, 장 중에 투자자들이 실적이 예상치에 못미칠 것이라고 본 탓에 주가가 5.2% 하락했다. 그러나 장이 끝난 후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했다. 폐장후 전자거래에서 소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램버스는 삼성전자가 램버스 기술에 기반한 D램 시장이 폭발할 것이라고 예상함에 따라 램버스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또 장이 끝난 후에는 히다치와의 특허권 침해 소송 타결로 폐장후 거래에서 40% 이상 폭등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는 지난 수요일 장이 끝난 후 발표했던 버 브라운 인수로 인해 주가가 하락했다. 반면에 버 브라운은 37.7%나 폭등했다.
제약주들은 대성양을 건너 날아온 실적 악화 발표로 약세를 보였다. 유럽에서 5번째로 큰 제약업체인 로쉬 홀딩이 분기의 약품 판매 성장률이 둔화될 것이라고 밝힘에 따라 화이자와 일라이 릴리 등이 하락했다. 존슨&존슨, 머크 등도 모두 약세를 보였다. 세계 증시의 동조화 현상이 선명하게 드러난 사례다.
스프린트와의 합병을 추진중인 월드콤의 경우, 합병 승인을 얻어내기 위한 목적의 하나로 스프린트의 장거리 및 인터넷 사업부문을 매각한다고 발표함에 따라 주가가 하락했다. 스프린트도 떨어졌다. 반면 AT&T는 연방 법원이 “오레곤주 포틀랜드시는 라이벌 인터넷 서비스 공급업체에 네트워크를 공개하라고 케이블 사업자들에게 강요할 수 없다”고 판결을 내림에 따라 강세를 보였다.
라이코스는 체이스 H&Q의 애널리스트인 폴 노글로우스가 테라 네트워크와의 합병을 진행중인 라이코스 주식을 매수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매수에서 적극 매수로 추천 등급을 올림에 따라 소폭 상승했다. 야후의 경우, 메릴린치의 애널리스트인 헨리 블로젯이 “2분기 실적이 괜찮을 것이지만 1분기와 비교해서는 약간 떨어질 것”이라고 말함에 따라 8% 가까이 폭락했다. 아메리카온라인, 아마존, e베이 등도 모두 약세를 보였다.
리눅스 업체인 레드 햇은 인텔이 이메일을 주고 받고 인터넷을 검색할 수 있는 제한적인 기능을 갖는 자사의 리눅스 웹 어플라이언스 제품을 공개함에 따라 강세를 보였다. 레드 햇은 최근 들어 델 컴퓨터와의 제휴 확대 뉴스로 인해 상승세를 타고 있다. VA리눅스도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칼데라 시스템스는 떨어졌다. 코렐은 보합세였다.
제지 회사인 조지아 퍼시픽은 모건 스탠리 딘 위터의 애널리스트가 이익 전망치와 목표 주가를 낮춤에 따라 약세를 보였다. 그러나 인터내셔널 페이퍼는 소폭 상승했다.
식품업체인 나비스코 홀딩스의 경우, 골드만 삭스의 애널리스트가 추천 등급을 추천에서 시장 평균 수익률 상회로 하향 수정함에 따라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필립 모리스가 나비스코의 인수 대금으로 다농이나 캐드버리보다 더 높은 가격을 제시했다. 이 뉴스로 필립 모리스도 역시 주가가 떨어졌다.
이날은 증권주들이 약세를 보였는데, 모건 스탠리 딘 위터는 월스트리트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발표했으나 주가는 떨어졌다. 또 페인웨버의 경우, 메릴린치가 주당 순익을 당초 설정했던 것보다 낮춰 잡음에 따라 주가가 하락했다. 씨티그룹은 떨어졌지만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웰스 파고 등은 올랐다.
특히 생명공학주식들이 많이 떨어졌다. 그동안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이기도 했다. 예를 들면 셀레라 게노믹스의 경우, 최근 들어 100% 이상 오르는 급등세를 보였었다. 이날은 밀레니엄 파머세티컬스, 바이오젠, 아피메트릭스 등이 모두 떨어졌다. 이뮤넥스는 약간 올랐다.
마이크로소프트, 퀄컴, AT&T, 에릭슨, 월드콤, 시스코 시스템스, 컴팩, 노키아, 델 컴퓨터, 램버스 등의 순으로 많이 거래됐다.
다우 지수 30개 종목중 이날 주가가 오른 곳은 알코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AT&T, 코카 콜라, 인터내셔널 페이퍼, 맥도널드, SBC커뮤니케이션스 등이다. 코카 콜라는 북한 진출 보도가 나온 이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업종별 등락률
인터넷-아멕스(-3.3%), 골드만삭스(-3.4%)
반도체-필라델피아(-4.6%)
소프트웨어-CBOE(-2.7%)
하드웨어-골드만삭스(-2.1%)
네트워킹-아멕스(-3.0%)
통신-S&P(0.1%)
인터넷 인프라스트럭처-메릴린치(-3.5%)
생명공학-나스닥(-5.5%), 아멕스(-7.7%), 메릴린치(-5.1%)
건강관리-S&P(-2.6%)
금융-S&P(0.2%)
증권-아멕스(-1.6%)
은행-S&P(1.5%)
에너지-S&P(-2.1%)
자본재-S&P(-1.6%)
기본 소비재-S&P(-0.1%)
운송-S&P(-0.9%)
유통-S&P(-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