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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 교사는 왜 극단적 선택을 했는가…불씨 된 서이초 사건
A교사(24)는 지난 7월 18일 자신이 1학년 담임으로 근무하던 서이초등학교 내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사건이 알려진 이후 온라인 등을 중심으로 숨진 교사가 학부모의 악성 민원 등 ‘갑질’에 시달렸다는 의혹이 일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이 교사가 학교폭력 업무와 관련 없었고, 1학년 담임을 자원했다는 해명을 내놓았지만 관련 의혹은 가라앉지 않았다.
경찰이 나서 A교사의 유족과 주변인들을 대상으로 수사를 벌였다. 해당 교사는 ‘연필 사건’으로 지속적인 학부모 민원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연필 사건은 학급에서 한 학생이 자신의 가방을 연필로 찌르려는 상대 학생을 막으려다가 이마에 상처를 입힌 일이다. 이후 가해 학생 부모가 경찰청 소속 경찰관과 검찰 수사관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더했다.
우선 경찰은 ‘학부모의 범죄 혐의점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또 A교사의 휴대전화 통화 내역을 살펴봐도 학부모가 개인 전화로 전화한 것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학부모 악성 민원에 노출된 교사들, 기댈 곳 없어 극단 선택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이후 교사들의 죽음이 이어졌다. 8월 31일 서울 양천구에서 근무하는 30대 교사 B씨가 경기도 고양시 한 아파트에서 추락해 숨졌다. B씨는 14년 차 교사로, 6학년 담임을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질병휴직했다가 복직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었다. 전북 군산시에서도 초등교사가 극단 선택으로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30대 교사 C씨는 지난 1일 오전 군산 동백대교 주변 바다에서 발견됐다. C씨의 휴대폰 메모장에는 “힘들다”는 내용 등이 적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5일엔 대전의 한 초등학교 여교사 D씨가 극단적 선택으로 숨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D씨는 올해 20년차인 교사로 2019년 당시 근무하던 한 초등학교에서 일부 학부모들의 악성민원과 아동학대 고소로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더이상 죽을 수 없다” 집단행동 나선 교사들
교사들의 연이은 극단 선택에 현장 교사들의 공분이 커졌다. 교사들은 서이초 교사의 죽음 이후 여러 차례 집회에 나섰다.
특히 9월 4일을 ‘공교육 멈춤(정상화)의 날’로 선언하며 휴무에 들어가기도 했다.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대로 인근에서 ‘50만 교원 총궐기’ 추모 집회엔 주최측 추산 20만명이 참석했다. 검은옷 차람의 교사들이 여의도 일대를 뒤엎었을 정도다. 교사들은 학부모 갑질 민원 등 현장 애로사항에 대한 법적 보호장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교사들은 수업 방해 학생들로부터 교사의 교육활동과 학생의 학습권을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도록 수업 방해 학생을 분리해 학교장 책임으로 보호할 수 있도록 초·중등교육법과 유아교육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일반 관공서에 제기되는 민원처럼 학부모 민원도 학교의 기관장인 학교장의 책임 아래 법적 절차와 규정에 따라서 처리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육계도 이러한 교사들의 요구에 따라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그간 학생 인권만 과도하게 강조했다는 비판을 받아온 학생인권조례를 고쳐 학생의 책임과 의무 조항을 신설한 개정안을 마련했다. 또 교사를 상대로 한 폭력과 수업 방해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