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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도안 대통령은 지지자들을 상대로 “앞으로 5년간 튀르키예를 통치할 책임을 다시 맡겨준 국민에게 감사하다”며 “튀르키예가 오늘 유일한 승자다. 신의 뜻에 따라 여러분의 믿음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번 당선으로 2028년까지 5년간 집권하게 된다. 여기에 중임 대통령이 임기 중 조기 대선을 실시해 당선하면 추가 5년 재임이 가능해 에르도안은 2033년까지도 집권할 수 있게 된다. 에르도안은 2003년 총리를 시작한 이후 무려 30년간 튀르키예를 통치할 수 있는 셈이다.
변화를 원하는 청년층과 달리 50대 이상 중장년층에서는 여전히 안정을 원하고 있고, 에르도안 대통령이 선거 막판 저소득층을 겨냥한 선심성 공약을 쏟아냈던 점이 어느 정도 주효했다는 평가다. 정년 요건 폐지로 조기 연금 수령을 가능하게 하고 최저임금과 공공 근로자 보수를 대폭 인상하고, 한 달간 가정용 가스를 무상 공급하는 공약을 쏟아냈다.
여기에 1차 투표에서 득표율 3위(5.17%)를 기록한 시난 오안 승리당 대표가 에르도안 대통령을 지지하면서 에르도안 대통령의 재선이 유리해졌다. 오안 대표는 집권 여당에 힘을 실어주는 게 튀르키예 미래를 위해 중요하다며 지지층에게 에르도안을 선택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쿠르드족 분리독립 투쟁에 대한 무관용과 난민 송환을 요구했고,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를 일부 수용하면서 ‘딜’이 이뤄졌다.
튀르키예 대선은 ‘올해 가장 중요한 선거’로 꼽힐 정도로 서방과 러시아 간의 대리전 성격도 있기 때문에 글로벌 각국이 초조하게 결과를 주시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재선을 바란 러시아는 안도하게 됐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내 이단아에 골치를 앓아온 미국과 서방은 앞으로도 튀르키예와 불편한 동거를 계속 이어나가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축전으로 “이번 승리는 튀르키예 수반으로서 사심 없는 노력에 따른 당연한 결과이며 에르도안 대통령의 독립적 외교 정책에 대한 국민의 지지를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라며 “우리는 양국 우호 관계 증진에 기여한 에르도안 대통령의 개인적 기여를 높이 평가한다”며 “현안에 대한 건설적 대화를 계속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크렘린궁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