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작년 말 북한 무인기 침투 이후 윤석열 대통령 지시로 드론작전사령부 창설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국방부가 26일 부대 구성을 위한 드론작전사령부령안을 입법예고했다. 하지만 부대 임무와 전력, 구성 등은 여전히 명확지 않아 ‘깜깜이’로 추진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사령부령은 9월 1일 시행될 예정이라 드론작전사령부도 이때 창설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부가 공개한 사령부령에 따르면 해당 부대는 드론 전력을 활용해 전략적·작전적 수준의 감시·정찰, 타격, 심리전, 전자기전 등의 임무와 드론 전력의 전투발전 업무를 수행한다. 하지만 전략적 임무는 북한 핵심시설을 감시·정찰해 유사시 타격하고 주요 요인 암살 작전을 수행할 정도의 드론을 운용해야 한다. ‘MQ-9 리퍼’나 ‘MQ-1 프레데터’, ‘RQ-4 글로벌호크’ 등 수천억원에 달하는 첨단자산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런 자산을 단시간 내에 도입하거나 운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작전적 수준도 현재 육군 전방군단 방공단이나 사단·군단급 무인기 운용 임무 등과 중첩된다. 드론작전사령부는 기존에 운용하고 있는 자산들이 아닌 새로운 자산을 도입할 예정이다.
당장 할 수 있는 임무는 북한 무인기와 똑같은 복제품을 만들어 전방 및 북한 지역에 투입하는 심리전 정도다. 지난 2014년과 2017년 북한 무인기 침투 당시에도 실제 이뤄졌던 ‘박쥐 작전’이다. 복제품 제작은 해당 무인기가 북한에 포획되더라도 기술 유출과 함께 책임 소재를 따지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외장재와 부품 모두 중국산으로 제작해 실제 북한 무인기와 구별이 힘들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드론작전사령부에는 장군 3명이 배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소장급 지휘관에 준장 2명이 참모장과 작전처장 등을 맡는 식이다. 비슷한 규모인 공군미사일방어사령부의 경우 소장급 사령관이 9000여명의 병력과 전국에 걸쳐 산재한 단거리 지대공유도무기, 천궁 포대, 패트리엇 포대, 탄도탄 감시대 등을 지휘하는 것과 비교된다.
드론작전사령부에 지나치게 많은 장군을 둔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번 입법예고에선 사령부 참모부서 설치와 사무분장에 관한 것은 합참의장이, 부대 설치와 임무·조직 및 군인·군무원 정원 등은 국방부 장관이 정한다고만 돼 있다.
한 예비역 장성은 “사령부 조직이 없어서 정책이나 작전수행을 잘못한 것이 아닌데 엉뚱한 진단과 해결책을 내 놓은 것”이라면서 “드론 사령부 창설은 군의 작전 지휘체계를 혼란스럽게 할 것인데, 어떻게 싸우려고 하는지 우려가 된다”고 진단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북한의 무인기 침투 이후 합동드론부대의 조기 창설과 스텔스 무인기 및 소형 드론 연내 생산 등을 지시했다.
| 김승겸 합참의장이 지난 2월 공군 백령포대에서 대비태세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합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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