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서울 주요 대단지 아파트의 전셋값이 급락하면서 역전세난이 확산하는 가운데 하락장에도 꿋꿋이 버티던 경기도 과천도 전셋값이 떨어지고 있다. 매매·전세 시장이 동반 하락하면서 역전세난 우려가 커지고 있다.
| 경기도 과천시 일대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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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과천 ‘래미안 슈르’ 84.94㎡는 이달 초 7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지난 9월 9억원에 거래가 이뤄졌는데 한 달여 만에 1억5000만원에 빠졌다. 특히 지난 2020년 8억6000만원에 계약됐음을 고려하면 역전세 우려가 큰 상황이다.
입주한 지 2년 된 과천 ‘센트럴파크푸르지오써밋’은 지난달 84.94㎡가 8억2000만원에 전세거래가 이뤄졌다. 지난 5월에 11억원에 거래가 이뤄졌는데 불과 5개월여 만에 2억8000만원이 하락했다. 특히 지난 2020년 11월 9억9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된 바 있는데 이를 크게 밑돌고 있다. ‘래미안센트럴스위트’ 84.93㎡ 또한 지난달 8억92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는데 이는 2년 전 가격인 10억원(2020년 12월) 보다 1억원 가량 낮은 수준이다.
과천은 불과 두 달 전만 해도 전셋값이 오름세였다. 금리 인상으로 전세 대출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서울·수도권 대부분 지역에서 전세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워졌음에도 과천은 7월 이후 전셋값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전반적인 주택시장과 다른 행보를 나타냈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과천의 전셋값은 지난 4월 3주(0.01%) 이후 23주 연속 상승세를 유지했다. 그러다 10월 들어 수요가 줄면서 하락세로 전환했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과천이 재건축 사이클에 따라 가격 등락이 심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올 초만 하더라도 과천 전셋값은 다른 지역에 비해 하락세가 가팔랐다. 지난해 ‘과천위버필드’(2128가구), ‘과천자이’(2099가구) 등 한 해 동안 약 5000여가구가 입주하며 전세 공급이 대거 늘었다. 입주장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자 이번에는 과천 4단지 재건축 이주 수요가 몰리면서 전셋값이 오르는 현상이 나타났다. 10월 들어서는 4단지 이주장이 마무리되자 전셋값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여기에 과천 지식정보타운인 ‘푸르지오 벨라르테’ 입주장이 시작되고 ‘e편한세상시티’, ‘힐스테이트과천중앙’ 등 오피스텔까지 가세하면서 전세 물량이 대폭 늘어 하락세가 가속화됐다. 실제로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과천의 아파트 전세 매물은 597건으로 집계됐다. 지난 8월말에만 해도 310건이었지만 4개월여 만에 92.5%가량 늘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연구위원은 “과천은 주요 단지가 재건축했거나 앞으로 할 예정이어서 지역 특수성이 있다”며 “재건축 단계에 따라 이주 수요가 집중될 때는 가격이 오르고 2~3년 지난 뒤 입주시기가 오면 공급이 늘어 전셋값이 하락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이주 수요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서 시장 상황에 따라 그동안 올랐던 전셋값이 하락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