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마음은 '당 대표' 밭에?…조직 정비는 출마 초읽기[배진솔의 정치사전]

중앙연수원 부위원장 임명…홍준표 상임고문 위촉
11월 당협정비 '촉각'…尹과 '정진석 비대위' 상견례도
비대위 임기 연장될 듯…"심판이 경기뛰냐" 비판도
과거 발언서 "최종 목표는 총선 싹쓸이로 '실지회복'"
  • 등록 2022-10-23 오전 9:00:00

    수정 2022-10-23 오전 9:00:00

[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한 주 동안 넘쳐나는 정치 기사 보면서 이해하기 어려웠던 부분, 더 알고 싶어서 찾아보고 싶었던 부분 있으셨나요. 주말에 조금이나마 긁어 드리겠습니다. 배진솔의 정치사전에서 뵙겠습니다. <편집자 주>

국민의힘 내 잠재적 당권주자로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홍준표 대구시장을 상임고문으로 추가 위촉하고 당 중앙연수원 부원장 19명, 여의도 연구원장 등 주요 당직 인선을 마치고 두 개의 특별위원회도 꾸렸습니다. 당 안팎의 현안에 대한 발언도 날로 거세지고 있습니다. 조직 정비를 통한 안정화에 나선 것이라는 평가와 동시에 ‘마음이 전당대회와 총선에 가있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정 위원장이 당 혼란 수습에 성공한다면 곧바로 차기 당권까지 나설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오늘 ‘배진솔의 정치사전’에서 당내 분위기 살펴보겠습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당 원외당협위원장 초청 오찬과 관련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최근 국민의힘 내부 당권주자들은 지역구와 당 의원들과 스킨십을 늘리며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미 선거사무소를 꾸린 의원도 있고, 주말에 방문하던 지역구를 평일·주말할 것 없이 문턱이 닳도록 달려가고 있는데요. 차기 당대표는 앞으로 있을 2024년 4월 총선 공천권에 막대한 영향을 행사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해보입니다.

당 위기 수습에 나선 정진석 비대위원장도 당 정비를 통해 입지를 다져나가는 분위기입니다.

최근 정 위원장은 당원 교육을 담당하는 중앙연수원 부위원장 19명을 임명했는데요. 중앙연수원장인 김영식 의원(경북 구미을)이 약 한 달 전 여성 30%, 청년 20% 등 비율에 맞춰 각 인사들에게 접촉했고, 그 명단을 정 위원장에 보고한 후 의결을 받았습니다. 김 의원은 “당이 그동안 매우 혼란스러웠는데 기다렸다가 위원장께 일괄로 올렸다”고 설명했습니다.

그 명단엔 현역 의원 중 이주환·황보승희 의원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윤희숙 당 경제혁신위원장과 곽관용 남양주시을 당협위원장, 김근식 송파구병 당협위원장 등도 함께 인선됐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추가로 상임고문으로 위촉됐습니다. 대구시장직과 별도로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기 위함이라는 설명입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최근 이준석, 유승민 등에 강경 발언을 내놓으면서 중심적 역할을 했다”며 “홍준표 시장에게 앞으로도 전당대회와 총선 등에서도 지금처럼 신랄한 발언을 아낌없이 하라는 뜻 아닐까”라고 말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5박7일 일정으로 영국, 미국, 캐나다를 방문하기 위해 9월 18일 오전 성남 서울공항에도착, 환송나온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 위원장의 당 그립력이 점점 커지는 가운데, 11월엔 지역 당협위원회 조직 재정비에 나설 예정입니다. 전국 당협 253곳 중 지방선거 출마 등을 이유로 6개월 이상 위원장이 공석인 ‘사고 당협’은 67곳에 달합니다. 여기에 이 전 대표 당시 내정된 16곳의 당협위원장과 전 지역 당무 감사를 통해 솎아지는 곳의 교체 여부까지 정 위원장이 들여보겠다는 방침입니다. 이에 힘을 실어주듯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9일 원외 당협위원장들과 취임 이후 처음으로 오찬간담회를 가졌습니다. 다음날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과 소통했고, 11월엔 ‘정진석 비대위’와 대통령의 상견례도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되면 비대위가 좀 더 오래 유지되면서 4~6월경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할 것으로 보입니다. 애초 전당대회 준비를 위한 비대위였지만 조강특위 구성에만 15일, 당무감사에 최소 2개월 소모, 전당대회 준비 기간 등을 고려했을 때 늦으면 6월까지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당내에서는 정 위원장이 비대위 체제를 길게 늘려 차기 당대표 출마 찬스를 보고 있는 것이라는 추측이 나옵니다. 정 위원장도 비대위원장 역할에만 만족하지 않고 차기 당권을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죠.

한 초선 의원은 “심판이 경기를 뛴다는 것이 말이 되냐”며 “당을 조기에 안정화해야할 사람이 당 대표에 출마할 생각을 한다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다”고 비판했습니다.

앞서 정 위원장은 지난해 차기 당권 주자로 출마할 의지를 내보인바 있는데요. 지난해 4월 대전일보와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당시 검찰총장)의 `킹 메이커`로 내년 대선 목표를 실현한 뒤 당 대표에 도전, 오는 2024년 총선에서 국회 제 1당을 탈환, 이를 교두보 삼아 2027년 대권 출마까지 차기 정치 행보에 대한 계획을 밝힌 바 있습니다. 그는 “제 사주에 2번의 대권도전 기회가 있다고 한다. 차기 총선 때 당대표에 도전할지도 모른다”며 “최종 목표는 2024년 총선 싹쓸이를 통한 ‘실지회복’ 완성”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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